주거래은행 변경은 '모험'

대체 금융회사 마땅찮고 법률적 분쟁 발생 소지도금융권 주5일 근무제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던 재계가 일단 한발 물러섰지만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것은 모험이라는 게 해당 기업들이나 금융권ㆍ법조계의 시각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시중은행의 주5일제로 인한 불편사항을 대체할 만한 금융회사가 마땅치 않다. 재계는 우체국, 외국계 은행 등으로 바꾸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체국의 경우 당좌나 외환업무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데다 외국계 은행 역시 지점망 등 인프라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뒤처진다. 외국계 은행은 하루에 1,000장 이상 되는 당좌수표를 처리할 만한 인원이 없다. 특히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은행 중 기업 및 외환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씨티ㆍHSBC 등 5~6군데에 불과하고 이들 은행도 조만간 주5일 근무에 들어간다. 거래은행을 변경할 경우 은행들도 대출을 일시상환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법적으로도 문제다. 한 법조인은 "개별기업이 거래은행을 바꾸는 것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겠지만 이익집단인 경제단체가 결의를 통해 회원사들을 종용하는 경우에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법 민사부의 A판사는 한마디로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열기자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