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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의 진정한 의미
입력2004-03-01 00:00:00
수정
2004.03.01 00:00:00
"솔직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아닙니까?"
최근 웰빙 컨셉의 신상품을 내놓고 판매에 들어간 한 회사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어차피 `잘 먹고 잘 살자`라는 말이 해석하기 나름인 만큼 적당히 둘러대면 웰빙 상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지금 우리 주변은 자칭 `웰빙` 상품들로 넘쳐나고 있다. 가전, 먹거리에서부터 화장품, 생활용품까지 제품군도 광범위하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새로울 게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식물성분 화장품이 웰빙 화장품으로, 미백 칫솔이 웰빙 칫솔로, 생과일 주스가 웰빙 주스로, 음이온 가전이 웰빙 가전으로 수식어만 바꿔 달았을 뿐 성능이나 성분 면에선 그다지 달라진 점이 없다.
제품 생산 업체 뿐 아니다. 유통업체들 또한 적당히 몸을 편하게 해주는 상품이라고 우겨도 될만하다 싶으면 대충 웰빙 상품군으로 한데 묶어 판촉전을 펼친다.
소비자들 또한 `웰빙`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일단 사용하고 보자는 식으로 달려들고 있다. 한 예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TV프로그램을 통해 `반신욕`이 소개된 후 욕조 덮개 등 관련 상품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면서 수입, 입고, 매진의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사람의 체질에 따라 부적합할 경우엔 되레 해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판단보다 상품 구입을 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관련 업체들의 말대로 `웰빙`을 불황기에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하지만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신체의 편안함, 물질적 풍요로움만 좇다가 정말 `잘 먹고 잘 사는 게`무엇인지는 모두 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적 풍요로움이 함께 추구되지 않는 한, 몸만 편한 웰빙은 `건강`이란 가면을 쓴 물질주의에 불과하다. 또한 더불어 잘사는 게 아닌 혼자만의 웰빙은 이기주의, 그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
잘 먹고 잘 살기 열풍이 육신의 편안함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영현기자<생활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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