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정보가 줄줄 샌다 조회공시 42건중 19건이 주가 급등락 요인일반투자자 피해 불구 기업 제재장치는 허술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코스닥 시장의 정보가 새고 있다. 24일 본지가 올 하반기 이후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급등 및 급락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조회공시를 요구한 42개 기업의 답변을 조사한 결과, 이 중 절반 가까운 19개 기업이 최대주주의 경영권 양도를 계획하거나 대주주가 대규모 자금을 편취하는 등 투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유출돼 사정을 모르는 일반 투자자만 손해를 보고 있지만 정작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허술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선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코어세스 주가는 지난 18일 주가급등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받기 전 한달간 무려 183%나 올랐다. 한달 전 680원이던 주가는 이날 1,930원을 기록했다. 코어세스는 다음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기가급 WDM-PON(파장분할 수동형 광네트워크) 기술 상용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공시 내용은 국내 최대의 종합 정보통신 연구기관인 ETRI와 공동 개발한데다 해당 기술이 기존 초고속 인터넷보다 20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호재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코어세스는 답변 공시 이후에도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최근 주가가 3,860원까지 치솟았다. 운동 및 경기용구 제조업체인 팬텀 주가도 지난 19일 조회공시 답변 전까지 한달간 120% 뛰었다. 팬텀은 이날 최대주주인 이장혁씨 외 특수관계인 3인의 보유주식을 경영권과 함께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전기자동제어반 제조업체인 현원도 지난달 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유로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을 포함한 경영권 양도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아이티는 반대의 경우다. 올 초 1,195원이었던 현대아이티는 3월 초 2,785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를 거듭, 7월 중순엔 400원때까지 떨어졌다. 이에 코스닥시장본부는 7월 18일 주가 급락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현대아이티는 그 다음날에야 현대아이티 대주주인 엔에이치디홀딩스의 회장 한도현 씨가 지난 1월11일부터 5월29일까지 현대아이티의 인감을 부정사용해 274억5,000만원을 가로챈 것을 최종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아이티는 현재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회생절차에 들어가 주권매매가 정지됐으며 코스닥시장본부는 오는 10월 4일까지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아이티의 대주주인 엔에이치디홀딩스는 5월 9일 현대아이티 주식 273만416주를 장내 매도한 데 이어 5월 17일 9만주, 5월 19일 91만주 등 5월에만 373만416주를 처분했다. 현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상장기업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내용에 관한 사항을 자발적으로 성실히 공시해야 되며 공시 이전에 이 내용이 풍문 또는 보도로 유포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 그러나 “이 내용을 위반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당해 법인이 책임을 진다”고만 돼있을 뿐 막상 책임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풍문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시장본부가 조회공시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풍문이 사실로 드러났을 경우 그에 대한 조치는 없는 실정이다. 입력시간 : 2006/09/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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