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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인간적인 '배트맨'이 돌아온다

24일 국내 관객 만나


‘배트맨’은 다시 영웅으로 부활할까? 발 킬머 감독의 1, 2편 이후 줄곧 흥행과 평단 모두로부터 외면을 당한 ‘배트맨’ 시리즈가 6월 화려하게 다시 스크린에 돌아온다. 6월 전세계 개봉을 앞두고 지난 30일 도쿄 록본기힐스에서 세계 첫 ‘배트맨 비긴즈’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날 일본을 비롯해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모인 400여명 취재진들의 관심은 역시 ‘배트맨’이 그간의 부진을 털고 새롭게 부활할 수 있을까 였다. 할리우드 영화의 전세계적 홍보야 유명하지만, 본국인 미국보다도 앞서 일본에서 아시아 취재진을 상대로 영화 홍보의 시작에 나섰다는 점이 아시아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39년 미국 만화잡지 DC코믹스에 첫 선을 보인 ‘배트맨’은 미국식 영웅담의 정점이다. 까만 망토와 가면으로 무장한 채 어둠의 도시 고담 시티를 구원하는 배트맨은 만화로 시작해 지난 66년간 라디오 드라마, 애니메이션, TV 드라마, 게임, 영화 등으로 지치지 않고 새롭게 탄생해 전세계 팬들의 수많은 찬사를 받아왔다. ‘배트맨 비긴즈’는 지난 89년 첫 선을 보인 영화 ‘배트맨’의 앞장으로 돌아갔다. 그간 베일에 싸인 ‘가면 벗은 배트맨’ 브루스 웨인의 어린 시절이 세세하게 그려지면서 그가 왜 부패해 쓰러져가는 고담 시티를 구원하는 배트맨으로 변신하게 된 이유를 영화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고뇌로 풀어간다. 17일 미국개봉에 이어 한국에선 오는 24일 관객들과 만난다.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의 매력은 분노와 좌절감을 숨긴 채 살아가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점”이라며 “주인공이 어마어마한 부를 이용해 자신의 힘을 긍정적으로 키워가는 모습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유명 시리즈를 맡은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웃으면서도 “전편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컸다. 팀 버튼의 배트맨과는 다른 배트맨을 만들려고 했다”고 털어 놓았다.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에 이어 4대 배트맨을 맡은 주인공 크리스찬 베일은 “과거 배트맨을 의식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원작 만화를 보지 않았다는 그는 “한 인물 안에서 선과 악이 갈등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자기를 희생하면서도 정의를 구원하는 배트맨은 많은 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자회견장이 도쿄인 만큼, 취재진들로부터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이는 조연 ‘라스 알굴’ 역의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 ‘라스트 사무라이’에 이어 두 번째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켄은 기자회견장에서 “나만 일본어를 할 줄 알아 우월감이 생긴다”는 여유를 보이며 “일본에는 없는 코믹함이 가미된 독특한 영웅이란 점에서 배트맨은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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