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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규제 더 풀어야

며칠 전 정부는 카드사에 대한 규제완화를 발표하였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수익이 급증하자 현금수수료를 연 20% 이내로 내리도록 하였던 것을 다시 업계 자율에 맡기기로 하고, 올해 말까지로 예정한 현금대출비율 50% 내 축소는 시한을 다소 늦춰주며, 카드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기준도 부분적으로 완화해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번 조치로 작년에 적자를 기록하였던 카드사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카드사들은 연간 2조원 가량의 흑자를 내왔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카드발행에 따른 신용불량자의 증가로 인한 연체율이 증가한데다, 정부가 카드사 매출채권의 신용도에 따라 쌓는 충당금의 적립비율을 상향조정함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던 결과로 작년에는 2,600억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신용카드 산업은 이제 한국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급성장하였다. 신용카드를 통한 상거래가 연간 600조원 이상이고 소비자금융과 결제시스템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신용카드 산업의 발전은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의 70% 이상인 약 5조원이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산업인 IT산업 역시 신용카드 발전으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IT산업의 발전 없이는 카드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관련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카드사들의 IT관련 투자금액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무려 5,34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약 7,000억원 정도를 IT시스템과 솔루션에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용카드 산업의 다른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번 정부의 신용카드사에 대한 규제완화는 작금의 경기침체를 벗어나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용카드산업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규제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신용카드 산업에 존재하는 진입규제를 완화하여 카드산업을 경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경쟁은 기업이 합리적으로 행동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만든다. 진입규제는 비효율적인 카드사를 보호할 뿐이다. 사실 무분별한 카드 남발과 같은 카드사들의 비합리적인 영업 행태도 따지고 보면 비효율적인 카드사들을 보호하는 진입규제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업무영역 제한을 포지티브방식에서 네가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여신전문 금융회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정하는 업무 이외에 재경부령이 정하는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정업무만을 가능토록 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영업규제로는 국제적인 금융업의 경쟁력유지를 어렵게 한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여 건전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금융기관의 노력과 새로운 영업영역을 개발하려는 동기를 무산시킨다. 전 세계적으로도 금융기관간의 고유 업무영역이 파괴되고 있으며 복합적인 서비스제공능력의 보유여부가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여신전문금융기관이 할 수 없는 업무의 종류, 예를 들어 예금업무와 같은 것들만을 명기하는 네가티브 방식으로 카드사의 업무영역 제한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진입을 규제하고 업무영역을 제한하는 목적은 과당경쟁과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러한 규제들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금융기관의 분산화 활동을 막고 보다 효율적인 생산을 통한 비용감소를 막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신용카드사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카드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동시에 국민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신용카드사에 가해지고 있는 규제들을 더욱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안재욱(경희대 경제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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