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다시한번 지각변동 예고

■ BNP銀 지분참여 의미제2차 금융구조조정 소용돌이 속에서 신한은행이 민간주도 금융지주회사 설립이라는 독자생존을 발표한지 1년여만에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신한은행의 대규모 외자유치를 통한 전략적 제휴는 중단상태였던 국내 금융산업의 구조조정 구도에 또 한차례 합종연횡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외자유치가 금융지주회사에 연결된 것이어서 하반기 자본시장 통합바람을 앞두고 은행뿐 아니라 증권, 투신 등 2금융권의 짝짓기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리바 선택배경과 진행과정=신한은행이 외국 금융기관과의 외자유치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께. 1년여만에 결실이 맺어진 것이다. 신한은행은 당초 4~5개 외국 은행과 접촉했다.

그러나 지난해말까지 작업은 그다지 진척되지 않았고 제휴ㆍ외자유치 작업은 지난 3월 이후 본격화됐다. 그러나 BNP파리바는 이때까지도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다. 시장에서는 씨티은행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했다. BNP파리바가 신한은행의 파트너로 급부상한 것은 불과 한달여전이다.

그러나 협상은 막바지에 삐걱거렸다. 걸림돌은 자회사 경영문제였다. 일부 금융사 경영 직접 참여를 원하는 파리바측 요구에 신한은행은 재일동포 입장을 내세워 난색을 표시했다.

◇전략적 제휴내용=BNP파리바는 우선 지주사 지분의 4%(2억달러 규모)를 인수한다. 또 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신한은행, 캐피탈, 투신운용 등 3개사에 10%안팎의 지분참여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회사에 대한 포괄적인 경영지도에 나선 후 지분 참여폭을 장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규모로 본다면 주택은행-ING베어링, 하나은행-알리안츠를 훨씬 능가하는 메머드급 전략적 제휴인 셈이다.

◇신한 금융지주회사 8월 출범=신한금융지주회사의 출범 시기는 오는 8월초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증권, 투신운용, 캐피탈 등 기존 4개 계열사와 e-신한, 신한 매쿼리 금융자문사 등 2개의 신설회사를 포함해 총 6개의 자회사 체제로 출범한다.

신한생명의 경우 현행 법규상 누적결손금을 안고 있어 기존주주에게 불리하게 적용된다고 판단, 관계회사 형태로 남겨두고 향후 투자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시점에서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제주은행의 경우 올 하반기중 지주회사 편입과 함께 전산통합전문회사, 신기술금융회사(벤처캐피탈), 신용카드회사 등 전문회사 설립시 함께 편입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금융기법을 전수 받기 위해 e-신한과 신한맥쿼리 금융자문사의 경영에 대해서는 독자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2004년까지 지주사 구도 마무리=이번 전략적 제휴로 신한금융지주사는 우리금융지주회사 및 국민ㆍ주택 합병은행과 함께 국내 은행산업의 3대 축으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제휴가 투자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 자본참여가 아닌, 자회사들의 경영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를 띄고 있어 구조조정 이후 금융계를 이끄는 리더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우선 올해안에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한 후 2003년까지 각 자회사간 교차판매의 확대를 통해 지주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이후 마지막 단계인 2004년까지 추가 제휴나 신규사업진출로 규모의 경제도 달성한다는 복안.

◈ BNP파리바은행 어떤 곳?

BNP파리바 은행은 BNP(파리국립은행)과 파리바은행이 지난 99년 합병해 설립됐다. 지난해 7월말현재 자산규모 912조원(7,018억5,300만달러)으로 도이체방크, 씨티은행에 이어 세계 3위 규모.

우리나라에는 지난 76년 파리국립은행 지점이 진출해 현재까지 영업중이다. 지난해 동원증권의 지분 30%를 인수해 동원BNP파리바증권으로 재출범 시키기도 했다.

올들어 BNP파리바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카디프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카디프생명보험도 지점설치를 준비중이다.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