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계와 항공업계가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친환경·고연비 기술 개발이다.
세계 각국의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비용을 줄이려는 화주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한발 앞선 기술개발로 선박 대형화, 친환경·고연비 선박 등의 시장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G타입(Green-Type) 친환경 선박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엔진 대비 연비를 7% 이상 높이고 유해가스도 7%가량 줄일 수 있다.
세계 시장규모가 80조원에 이르는 선박평형수처리장치 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하이밸러스트(HiBallast)'와 '에코밸러스트(EcoBallast)'가 주목 받고 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이 운항할 때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탱크에 채우는 바닷물로 해양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하이밸러스트는 미국의 엄격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미국 해안경비대(USCG)로부터 AMS(Alternate Management System)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녹색경영 선포 이후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 선형 설계와 폐열회수장치, 저온연소, 친환경 기자재 등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세부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 '세이버핀(SAVER-Fin)'은 선박 외판에 장착하는 구조물로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해 선박 운항에 소요되는 연료를 줄여주는 대표적인 연료저감 장치다. 이 장치를 장착한 선박에서는 최대 5%가량 연비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선체 진동도 약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 말부터 한진해운과 함께 선박 연료 소모량을 최대 1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의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선형은 물론 고효율의 프로펠러 디자인을 접목해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장치와 대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선박에 도입하면서 친환경 선박 수주를 늘려가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지난 10여년간 지속된 유가 상승에 대응해 유류비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효율적 연료관리를 수행하기 위해 안전·정비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던 '비행자료 분석 시스템'을 연료절감 활동 중 하나인 비행계획 분야에 새로 도입했다. 비행 중 발생한 항공기 조작상황, 외부환경 및 비행성능 등의 비행자료가 저장되고 이에 대한 통계량을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대한항공은 비행자료 분석 시스템을 통해 비행이 끝난 항공기의 경로, 고도, 속도, 연료 소비량 등의 정보를 1초 단위로 발췌한 후 이를 운항 전에 수립했던 비행계획과 비교해 그 차이점을 분석한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차이점을 향후 항공기의 비행계획에 반영해 최적의 연료를 탑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또 A380·CS300 등 연료 효율성이 높은 신형 여객기 도입에도 나서고 있다. 이미 A380 기종을 도입해 기존 항공기보다 승객 수송량을 약 35% 증가시키면서도 항공기 연료를 약 10% 이상 절감하는 성과를 이뤘다.
아시아나항공도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연료절감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1월부터 각 부문의 전문가집단인 '연료관리파트'를 운영해 연료 효율성 향상과 연료비용 절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시아나는 2012년 397억원, 지난해에도 400억원 이상의 연료비용을 절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