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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경영'이 해답이다] (하) 공격이 최고의 수비

고부가에 역량집중 "제2전성기로"<br>리스크 관리 좇다보면 생존기반 위축 우려<br>기술력 갖추고 고품질 제품 안정적 공급 나서야<br>과감한 해외투자 통해 포트폴리오 분산도 필요

“계속 오르는 국제유가와 추락하는 환율 때문에 위협을 느낍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계획입니다.” 효성그룹의 한 임원은 최근의 경영환경에 대해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전하면서 올해 신규 채용 규모(550명)를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리는 ‘공격 경영’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 들어올 인원들은 회사가 추진하는 글로벌 신사업에 집중 배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거시 경영환경이 열악해지면서 기업마다 이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최대 화두로 다가왔다. ◇위기에 짓눌리지 말라=전문가들은 최근의 위기상황과 관련해 한결같이 “위기에 짓눌리지 말고 위기를 즐겨라”고 조언한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다 보면 자칫 생존기반을 위축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경고이자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공격 경영의 시점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진단한다. 곽 위원은 “미국 경기가 내리막을 보인 가운데서도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은 내수시장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 과감한 해외 투자로 미리미리 포트폴리오를 분산시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에 혹한기 경영의 키포인트는 ‘목숨을 보전하려는 수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공격’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때도 살아남기에 급급하기보다 공격적으로 미래를 준비한 기업이 결국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며 기업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라=발빠른 기업들은 이미 가격으로 경쟁해야 하는 시장을 과감하게 버리고 고부가가치 시장에 역량을 쏟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오롱의 경우 최근 일반적인 원사보다는 방탄복 소재로도 쓰이는 아라미드나 초극세사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어려울수록 연구개발(R&D)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글로벌 영업망을 확충해야 한다”며 “저가 시장에서 가격 싸움을 벌이기보다는 제값을 다 받을 수 있는 하이엔드 제품 생산에 투자하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STX가 노르웨이 아커야즈사의 지분 39.2%를 8억달러에 취득하며 크루즈(호화유람선) 건조시장에 국내 처음으로 진출한 것도 좋은 사례다. 조선산업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부문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앞서가는 석유화학 업체들은 고유가로 인해 원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감산 등의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원가가 높아진다고 해서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것은 바보짓”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국의 기술력을 앞세워 기존 거래선에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움츠릴 때 기회가 온다=삼성전자는 최근 D램 가격이 급락하는데도 불구, 증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ㆍ4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이 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자 투자와 생산을 모두 늘리는 정공법을 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설비투자를 4조8,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4ㆍ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각각 20%, 30%씩 대폭 늘리기로 했다. 어려운 시기에 과감하게 투자해 원가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활황기가 돌아올 때 막대한 수익을 거두기 위한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해외투자의 적기라는 신호로도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획했던 해외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해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화석유화학은 수조원을 들여 중동에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중동의 값싼 원료에 한국의 글로벌 기술을 접목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내년 글로벌 투자계획을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공격적인 해외투자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다만 시기를 잘 결정해 리스크를 줄이는 게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ㆍ인도ㆍ동남아ㆍ브라질 등 시장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접근도 놓쳐서는 안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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