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그룹 임직원들이 4일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회장의 7주기 추모식에서 현재 처해 있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이날 행사에는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과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현 회장은 현안에 대한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현 회장은 "기자들은 휴가 안 가시나요"라는 정도의 인사치레만 할 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어떤 말을 해도 곤란할 수밖에 없는 굉장히 어려운 처지이기 때문에 말씀을 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실제 현대그룹은 현재 여러 시련을 겪고 있다.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수년 전부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하고자 했던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도 범현대가라는 복병을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인 대북관광사업도 지난 2008년 7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남한 관광객이 숨지면서 2년째 중단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이날 추모식은 현대그룹 임직원들에게는 비장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다짐의 장이 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전 임직원들이 마음속으로 위기를 잘 극복하고자 다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현대건설의 김중겸 사장과 임직원도 현 회장보다 30분 앞서 추모를 마쳤다. 특히 현 회장은 김 사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담소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고 정 회장의 형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