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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쉰들러’ 휴머니즘 ‘눈길’
입력2003-03-27 00:00:00
수정
2003.03.27 00:00:00
김희원 기자
일본판 `쉰들러 리스트`라 할 일본 연극 `센뽀 스기하아라`가 30일까지 문화일보홀에서 공연된다.
`쎈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를 탈출하려던 유대인 6,000여 명에게 일본 통과비자를 발급, 나치로부터 이들의 생명을 구한 일본 외교관 스기하라 치우네의 실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당시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 영사관 영사대리였던 스기하라는 일본 정부의 비자발급 금지령을 어긴 탓에 결국 외무성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1969년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건국공로훈장을 탔고 85년에는 `전세계의 정의로운 사람상(賞)`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작품을 공연할 극단은 30여년 역사를 지닌 일본 사실주의 극단 도라. 92년 극단창립 20주년 기념작으로 `센뽀…`를 초연했으며 지금까지 700여회 가량 공연해 왔다. 리투아니아, 미국, 폴란드 등지 무대에도 섰다. 일본에서는 92년 도쿄(東京)도 우수아동연극제 우수상을 받았고 93년에는 일본 문화청 우수 무대예술장려공연에 선정되기도 했다. 히라이시 코오이치와 야마다 쇼오이치의 공동 연출하에 사토 후미오, 마부치 마키, 와타나베 후토시 등이 출연할 예정.
연출가 히라이시 코오이치는 “지금까지 3개국에서 공연했지만 한국 무대는 특히 남다르다”며 “일본 지하철에서 타인의 생명을 구했던 한국 청년의 의로운 죽음과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평화외교의 모습 등에서 스기하라의 휴머니즘을 읽는다”고 답했다. `대학 재학 중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힌 그는 현재 윤봉길 의사에 대한 자료 정리를 거의 마감, 곧 집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어로 진행됨을 감안, 내용 이해를 위해 관객 모두에게 동시통역기가 제공된다. 한국어 대본 낭독은 성우 김종성과 장유진 등이 나누어 맡는다.
지난해 일본 뮤지컬 `맨발의 겐`을 들여와 호평을 받은 공연문화산업연구소가 두번째 일본 우수연극 초청작으로 택한 작품. 일본 문화청 국제예술교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공연돼 제작비의 대부분을 일본 측에서 부담한다. 공연명 `센뽀 스기하아라`는 폴란드인들이 스기하라의 이름을 불렀던 발음 그대로다. (02)742-9870.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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