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업의 창업 3년 후 생존율은 2013년 기준으로 41.0%로 OECD 17개 주요 회원국 중 가장 낮았으며, 특히 75% 이상의 기업이 5년 안돼 폐업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IT 벤처기업의 데스밸리 극복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 수는 지난해 8만4,697개로 전년 대비 12.1% 늘었다.
앞서 창업기업 수는 2008년 5만855개로 전년대비 4.9% 감소한 뒤 2009년 5만6,830개(11.7%), 2010년 6만312개(6.1%), 2011년 6만5,110개(8.0%), 2012년 7만4,162개(13.9%), 2013년 7만5,574개(1.9%)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하지만 이들 창업기업의 상당수는 이른바 ‘데스밸리(창업 3~7년차 사이 자금난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창업기업의 창업 3년 후 생존율은 2013년 기준 41.0%로 OECD 국가들 중에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가 66.8%로 가장 높았으며, 호주(62.8%), 미국(57.6%), 이스라엘(55.4%), 이탈리아(54.8%) 등도 높았다.
특히 신생 기업의 75% 이상이 창업 후 5년이 안돼 문을 닫았다. 10년 이상 사업을 지속한 기업은 8.2%에 불과해 생존 기간이 다른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다는 게 무역협회의 설명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시장 진입은 용이하지만 경쟁이 심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기회를 잡아 사업화 하는 기회형 창업 비중이 낮은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창업기업 중 생계형 비중은 63%로 OECD 주요국 가운데 최고였지만 기회형은 21%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은 생계형이 13%인 반면 기회형은 58%로 높았고, 미국 역시 생계형은 26%에 불과하지만 기회형은 54%로 우리와 대조를 보였다. 영국과 일본도 각각 생계형은 30%와 22%로 낮았고, 기회형은 53%와 46%로 우리보다 높았다. 김보경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초기 성공에 안주하거나 시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데스밸리에 직면하게 된다”며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신사업 발굴 그리고 효율적 경영시스템 구축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경우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창업기업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생존율을 높이는 내실화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며 “실패자의 재창업을 유인하고 재기를 지원함으로써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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