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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명품 사극`을 표방한 국내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2일 개봉한다. `스캔들…`은 `위험한 관계`(1959ㆍ1988) `발몽`(1989)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8) 등으로 수 차례 영화화된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우리 시각으로 각색한 작품. 프랑스 혁명 전 문란하고 퇴폐적인 상류사회를 그렸던 원작은 `남녀칠세부동석`이 엄존했던 18세기 조선 정조시대로 그 배경을 옮긴다. 엄격한 유교 질서에 갇혔던 조선 시대라 할지라도 숱한 민화가 증명하고 `집 한 채`값이었다는 가채(얹은 머리)가 예고하듯 `시대를 뛰어넘는` 인물들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게 영화적 상상력. 하여 영화에는 벼슬길을 마다한 채 서화와 풍류를 즐기는 `패션 가객`, 새빨간 한복에 장미향으로 치장하고 정치에도 개입하는 정경부인, 정혼남을 잃은 뒤 수절하지만 사랑 앞에 당당해지는 양반가 여인이 차례로 등장한다. 화려한 기품을 지닌 조씨 부인(이미숙)은 세도가의 정숙한 부인 역할로 손색없지만 뭇 남성을 유혹, 무너뜨리는 일을 은밀히 즐긴다. 그녀를 첫사랑으로 기억하는 사촌동생 조원(배용준)은 결혼도 하기 전에 과부 신세가 된 숙부인(전도연)을 공략하고자 조씨 부인 집으로 날아든다. 조씨 부인이 숙부인을 미끼로 조원에게 `위험한 게임`을 제안하면서 영화는 파란을 예고한다. `스캔들…`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점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품격 있는 의상과 세트. 그 시대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르인 `코스튬 드라마`로서 한국 최초의 영화인 이 작품은 미술비용에만 20억원(순제작비 50억원)을 소요하며 세련되고 기품 있는 조선 상류 사회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인물의 성격 및 심리를 반영하는 120여 벌의 한복을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었고 비녀, 부채장식, 가구, 가마 등 각종 소품도 명인의 손을 거친 `명품`급으로만 배열했다. 건축 풍속 복식을 고증하는 프리 프러덕션 단계에 10개월을 보냈으며 촬영 1년여 전부터 전국을 답사, 연못에 배를 띄운 놀이장면에 등장하는 진도 `운림산방`등을 발굴해 냈다. 개봉 전부터 `스캔들…`에 관한 입소문은 거의 `스캔들`수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분에 주연 배우가 얼굴을 내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예매개시 7초 만에 2회분이 매진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역시 기존 사극이나 역사물과 품격을 달리한 `고아한 풍취`라 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 등의 장점을 잘 살려낸 이재용 감독의 연출력도 눈에 띄지만 일률적인 줄거리와 다소 투박한 감정 묘사로 인해 `그 이상`에 근접치 못한 느낌이다. <김희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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