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이 사상최고치인 640조원을 넘어섰다. 가구당 3,841만원의 빚더미에 앉은 것이다. 유가 및 물가급등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마당에 대출이자 부담마저 가중되면서 서민경제의 주름살이 더욱 깊게 패여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08년 1ㆍ4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1ㆍ4분기 중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40조4,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7,938억원 증가했다. 통계청 기준 가구당(1,667만 가구) 부채 규모는 3,841만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1ㆍ4분기 가계 빚은 전 분기의 20조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조5,534억원 늘어났다. 통상 1ㆍ4분기 때 상여금 지급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지만 올해의 경우 1ㆍ4분기 증가폭 기준으로는 지난 2002년 1ㆍ4분기(26조4,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한은은 “은행보다는 신용협동기구ㆍ국민주택기금 등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은평뉴타운 개발로 원주민들이 이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서 국민주택기금 대출이 1조원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4조원가량 증가했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은 농협ㆍ수협 등 신용협동기구를 중심으로 2조6,423억원 늘어났다. 예금은행 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주택용도의 대출 비중이 40.7%로 전 분기에 비해 3.0%포인트 떨어진 반면 소비 및 기타 용도의 대출비중이 59.3%로 전 분기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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