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ㆍ전남지역 소주시장을 놓고 진로와 보해간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격돌의 대상이 국내 대표 주류업체와 지역 중소업체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과 비견될 만해 주류업계와 주당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소주 시장에 선제 포문을 연 곳은 진로. 진로는 최근 이 지역 소주시장에 360㎖ 용량의 ‘참이슬’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광주전남지역에는 현재 300㎖급 용량의 소주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진로는 60㎖ 늘린 대용량 소주를 대형소매점과 소주 수요가 많은 일반음식점에 공급하면서 시장공략에 나선 것. 진로의 이 같은 전략은 지역 주류업체인 보해의 최근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해의 지역 소주시장 점유율은 한때 70%까지 떨어졌으나 ‘골드’와 ‘천년의 아침’ 등의 선전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하기 시작해 85%까지 회복했다. 진로의 이 같은 대용량 소주 공급에 보해측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지난 99년 진로가 ‘참이슬’ 300㎖를 공급하면서 매출을 올리려는 일반 음식점들이 보해소주를 외면하고 용량이 적은 ‘참이슬’을 선호하면서 점유율을 30%까지 내줬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면서 주당들이 작은 용량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 진로의 대용량 전략이 먹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음식점의 입장에서는 300㎖나 360㎖나 용량의 큰 차이가 없어 같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진로소주를 선호하는 것. 실제 상무지구 한 음식점 사장은 “지역업체인 보해의 ‘잎새주’를 올리더라도 손님들이 용량이 큰 ‘참이슬’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보해측은 “올 1월부터 진로소주의 용량이 확대돼 이 지역에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