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코스피200선물 3월물에 268.20의 매수호가 주문이 한 번에 12만주가 들어왔다. 선물 1포인트 가격이 5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유례없이 16조800억원 가량의 매수주문이 순간에 쏟아진 셈이다. 올해 지수선물 하루 평균 거래량이 20만주를 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하루 거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매수주문이 단박에 나온 것이다. 이날 대량의 매수주문은 장내내 최우선호가에 오르며 12만계약 가운데 실제로 2만 계약 가량이 체결됐다. 나머지 3만 계약은 취소됐고 7만 계약은 매매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량매수주문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문은 증권사의 시스템 알고리즘의 오류로 인한 주문실수로 보인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위험부담을 안고 한 번에 같은 가격에 대규모 매수주문을 할 리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자금이 차익을 노리고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만약 주문이 다 소화됐을 경우 당장 선물지수가 1포인트정도만 올라도 600억원(12만주) 가량의 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량매수 물량 가운데 2만계약 가량이 시장에서 소화된 만큼 지수 상승 때 대규모 물량이 한번 더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문실수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의도된 것이라면 다시 대량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문이 한번에 다시 쏟아진다면 시장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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