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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첫 국회연설/경제분야] “금융위기 제2ㆍ3 방어벽 있다”
입력2003-04-02 00:00:00
수정
2003.04.02 00:00:00
박동석 기자
◇경제분야 = 노무현 대통령이 `명분(반전)`을 버리고 철저하게 `현실(파병)`을 선택한 데는 어려운 경제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라크전 파병 결정의 배경을 설명한 뒤 “어려운 우리 경제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본 결과 그들은 제 생각과는 달리 전쟁의 위험보다 한미관계의 갈등을 더 큰 불안요소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우리의 파병 결정은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의 이 말속엔 한미관계 악화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고 투자자금이 쑥 빠져나가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상황이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길은 막아야 한다는 의중이 숨어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단기부양책은 절대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례적으로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 문민정부의 100일 계획, 국민의 정부의 개혁이완 등이 가져온 폐해를 신랄하게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경제는 `원칙과 일관성`을 기준으로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정연설에서도 기업경영과 회계의 투명성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는 “우리 경제는 많은 개혁을 해냈지만 이번 SK글로벌 사건에서 보았듯이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며 분명한 어조로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중장부`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그런 기업들은 시장이 용납하지도 않을 뿐더러 세계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없다는 게 노 대통령의 굳은 철학이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사외이사제도 보완, 부당내부거래 차단, 회계제도 개선등 구체적인 시장개혁방안들도 다시 거론됐다. 그러나 경제에 주는 충격을 고려해 `몰아치기 수사`나 `특정기업에 대한 표적 수사`는 없을 것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부는 혹시 있을 지 모르는 금융시장의 위기에 대비해 제2,제3의 방어벽도 마련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전을 전후해 급상승하고 있는 경제불안심리가 감당키 힘든 악재로 작용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이와함께 “부동산,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기업, 소비자등 경제주체들이 평상심을 되찾아 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국정연설은 경제정책에 관한 한 노 대통령이 명분(개혁-분배)과 현실(경제안정-성장)의 절묘한 조합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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