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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지역감정과 화학비료
입력2000-03-10 00:00:00
수정
2000.03.10 00:00:00
때문에 요즘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유기농법을 추구하는 농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지난 96년 창립한 전국귀농본부(본부장 이병철)는 이런 점에서 큰 주목을 받을만 하다. 전국귀농본부는 땅을 죽이고 약탈하며 생태계를 파괴함으로써 농산물이라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한갓 생산수단으로 전락한 병든 농민이 아니라, 자연의 신비를 경외하며 자연의 순리에 따라 감사한 마음으로 자연의 풍요에 동참해 생명을 양육하는 농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집단이다.
대개 화학비료라는 것이 병충해를 박멸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고, 때문에 그 독성 또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독을 받아먹고 사는 작물은 마치 물로 덩치를 인위적으로 키워낸 소처럼 외화내빈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독성 강한 화학비료로 상대당을 박멸하기 위해 귀중한 농산물 역시 파괴시키는 독물정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정당이라는 단체가 제각각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게 우리네 정치판의 형편이라지만, 최근 선거철을 맞아 그 독성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것 같다. 정당들이 저마다 상대 정당을 병충해로 생각해 지역감정이라는 화학비료를 남용하면서 수확의 극대화를 꾀하지만, 그것이 결국 자기 지역의 민초들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특정지역명을 거론한 「00당」식의 선거전략이 공공연하게 출몰하고 있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온갖 괘변과 날조를 서슴지 않고 있는 우리 정치판이 아예 농사 자체가 불가능한 사막처럼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땅을 망치고 있는 독물농법이 그대로 정치판에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때마침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해 기소되었던 김홍신 의원이 가벼운 벌금형으로 피선거권을 유지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대통령의 입도 공업용 미싱으로 밀어버리겠다는 용기를 가진 의원이니 지역 감정을 선동하는 정치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밀어버릴 생각은 없는지, 조금은 엉뚱한 제안을 해본다.
지역감정이라는 화학비료 정치, 독물정치를 과거사의 한 페이지로 넘길 수 있는 그 날은 언제일까.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공존·공생을 추구하는 유기농법이 우리 정치에도 실현되는 날이 절실히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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