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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구역 확대 첫날 애연가들 “처량한 내신세”
입력2003-07-01 00:00:00
수정
2003.07.01 00:00:00
임웅재 기자
금연구역 확대로 1일부터 건물 내 흡연이 금지되자 애연가들은 건물 밖 좁은 흡연구역이나 옥상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처량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금연 규제에 정부가 너무 나서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금연구역 및 시설 표시위반과 구역지정 위반 사례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자 전국 금연구역과 금연시설엔 갖가지 진풍경이 벌어졌다.
애연가들은 건물 밖 비좁은 흡연구역 등에서 담배를 피워댔고, 특히 바쁜 업무 때문에 흡연구역을 자주 찾을 수 없는 시설 근무자들은 한번에 2∼3대씩 피우며 속을 달래기도 했다.
이번 조치로 하급 공무원이나 근로자들이 더 큰 고통을 받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공무원은 “기관장이나 고위 간부들이 사무실에서 손님과 담배를 피울 경우 적발이 되겠느냐”며 “금연구역 확대로 중ㆍ하위직 직원들만 고통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20여년간 담배를 피운 직장인 황모(42)씨는 “눈치를 보며 흡연구역을 찾아 헤매다 보면 죄인이 된 듯한 심정”이라며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국가가 나서서 흡연을 너무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흡연구역을 마련해야 하는 식당이나 PC방 등도 분주해졌다. 일부 식당은 금연ㆍ흡연구역을 구분하지 않아 뒤늦게 내부 기자재를 정리하느라 바빴으며 규모가 큰 식당들은 이날부터 아예 흡연ㆍ금연구역으로 나눠 예약을 받기도 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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