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유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국영선사가 통합돼 초대형 선사로 도약하면 우리나라 선사들이 한ㆍ일, 한ㆍ중, 한ㆍ동남아, 한ㆍ러 등 근해항로에서 무한경쟁에 내몰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국내 근해선사들의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피더(지선)선사 전용 터미널 신속건설 등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21일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발표한 ‘중국 5대선사 통합 시나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의 국유기업 통합ㆍ구조조정 지침에 따라 올 초부터 중국 해운 분야 5대 국영기업인 원양 컨테이너 화물운송 위주의 코스코그룹과 차이나시핑그룹, 내륙 수로 운송 주력 창항해운그룹, 선박 금융과 항만개발, 원양석유운송을 전담하는 차이나머천츠그룹, 복합운송기업인 시노트랜스의 통합작업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MI는 이중 원양 컨테이너 화물운송을 담당하는 코스코그룹이나 차이나시핑그룹이 통합될 경우 덩치가 지나치게 거대해지는 만큼 내륙 수로 운송을 담당하는 창항해운그룹과 복합운송기업인 시노트랜스의 통합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재선 연구위원은 “중국 국영선사들이 현재 거론되는 대로 근해와 벌크ㆍ원유 수송 부문에 초점을 맞춰 통합을 한다면 효율성이 높아지고 보유 선박척수가 워낙 많아져 운송비용을 더욱 저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 역내 근해 운송을 담당하는 우리 선사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근해 선사들의 경우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라인과 프랑스 선사 CMA CGM 등 글로벌 선사의 아시아 역내 운송서비스 확충과 운임 회복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통합을 실현한 중국 선사까지 가세한다면 근해항로에서 글로벌 선사와 중국 선사, 우리나라 선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KMI는 분석했다. 게다가 오는 2009년이면 한중 뱃길이 개방되기 때문에 중국 근해선사들의 저가공세가 기승을 부리고 근해항로에서의 경쟁은 무한경쟁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KMI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근해선사들은 전략적 제휴와 선박 빌려주기 제도 강화 등을 통해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화주 밀착형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KMI는 주장했다. 정부는 또 근해선사뿐 아니라 외항선사 등 국적선사의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유도하고 피더선사 전용 터미널을 신속히 건설하는 한편 대형화되는 중국선사들이 운임덤핑 등 불공정 해운행위를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MI는 아울러 중국 국영선사의 통합이 연안, 근해운송, 장강수로 운송서비스 부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점에 유의, 탄력적으로 중국 물류시장 진출과 화물 유치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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