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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베이스」서 새로시작(IMF구제금융 폭풍/재계 생존전략)
입력1997-12-01 00:00:00
수정
1997.12.01 00:00:00
고진갑 기자
◎외부차입 줄이고 한계사업 과감히 정리/경영투명성 높여 대외신뢰도 회복 ‘시급’『기업의 중단기 사업계획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제로베이스가 아닌 마이너스베이스에서 경영전략을 다시 짜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각계 전문가들은 모든 것을 바꾸지 않으면 IMF 구제금융시대에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진단은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경기에 IMF가 재정긴축, 투자축소 등 각종 간섭을 강화함으로써 기업들의 외형성장이 이제는 한계에 이르러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심한 자금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금융권의 구조조정으로 은행의 파산이나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경우 위험부담이 큰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지원이 축소, 기업의 대형투자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덕환쌍용그룹종합조정실장은 『IMF 구제금융으로 금융산업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부실채권 정리기금채권 발행 등으로 인해 기업의 자금조달난이 더욱 심화, 타인자본에 의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IMF 구제금융 이후 도래할 자금경색시대에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무구조를 수익성위주로 재구축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순영 한양대교수는 『저성장·고금리·긴축재정·금융구조개편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IMF 구제금융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성 위주의 재무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자금시장 경색에 의한 흑자도산을 방지하기 위한 유동성확보에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타인자본 의존도를 최소화하하는데 경영전략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회계처리를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대외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상무는 『IMF 구제금융시대의 금융기관들은 기업에 대한 지원기능이 아니라 견제기능으로 변해 대출해 준 기업의 간섭이 더욱 심해 질 것』이라며 『이같은 변화에 대응해 기업들이 양질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려 대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재무구조개선과 함께 「고비용·저효율」의 경제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아울러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신원식 한국무역협회이사는 『우리경제가 이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계속되는 국제수지적자에도 불구하고 투자확대 등 외부차입에 의한 고도성장을 지속해 온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제부터라도 한계기업 및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경영자원의 효율화를 도모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의 지원으로 최근의 금융·외환위기가 일단 해소된다 하더라도 기업들의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체질개선이 없다면 이같은 지원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추진하지 못했던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해 기업체질을 강화하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구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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