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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김대통령-울펜슨총재 공동회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6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추진하는 것만이 자유와 번영, 복지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밝혔다.이날 金대통령과 함께 회견한 제임스 울펜슨 세계은행(IBRD)총재는 『한국경제를 위해서 재벌기업들의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채권은행단과 정부의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金대통령과 울펜슨 총재의 일문일답 요지. -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형평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있는 자보다 없는 자, 채권자보다는 채무자, 경영자보다는 노동자의 고통을 요구하는 측면이 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보편적 가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金대통령=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이고, 번영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시장경제다. 이 두가지를 동시에 병행추진한 나라들이 번영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의 경우를 보더라도 민주주의를 하지 않았을 때 시장경제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관치금융과 부정부패가 성행,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늦게나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함으로써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야말로 국민과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민주주의를 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발전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추진하는 것만이 자유와 번영과 복지를 실현하는 길이다. - 한국의 경제구조개혁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울펜슨총재= 한국 정부의 적극적 협조로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기업경영의 투명성, 회계관행 개선, 소액주주 권익보호, 이사회 참여 등이 그 결과물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몇주 이내, 아니면 몇개월 이내에 한국경제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재벌기업들이 노력이 가시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기업문화의 개혁이다. 이를 위해서는 채권은행단과 정부의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고 본다. 정부와의 약속, 노사정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 -적정한 원-엔화 환율은 어느정도로 보고 있는지. ▲金대통령= 3월중 오부치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엔화 하락을 막기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엔화가 하락하면 일본과 수출구조가 비슷한 우리나라는 큰 영향을 받는다. 사태가 악화돼 한국과 동아시아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일본 정부와 적절히 협상해 나가겠다. - 우리나라가 IMF지원을 요청하기 2개월전인 97년10월 당시 강경식(姜慶植) 경제부총리를 만나 한국 경제발전에 대해 격려한 사실이 있다. 한국의 경제위기 조짐에 대해 당시 전혀 모르고 있었는가. ▲울펜슨총재= 전혀 몰랐다. 당시에는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과 단기자금의 유출입을 걱정했었다. 그 당시 누구도 한국경제가 그렇게 취약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단지 한국 경제가 정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규모는 정확히 몰랐다. 그 규모를 알았더라면 굉장히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다. 당시 분명히 징후가 나타났던 태국에 대해서는 경고를 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우려만 했다. 투명성이 부족했고 상황을 제대로 몰랐다. 아시아 경제의 취약성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통계수치 보다는 근본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의 문제, 구조의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김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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