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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접대문화 달라진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끈끈한 인간관계를 중시해왔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동안 은밀한 로비활동을 중시, 값비싼 향응과 선물공세를 펼쳐왔다.그러나 기업들이 10년간에 걸친 장기불황으로 불필요한 경비 지출을 억제하고 있는데다 대형 비리사건마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로비관행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지난해 선물 및 접대비 명목으로 지출한 비용은 모두 480억달러. 이는 한창 잘 나갔던 92년의 비용과 비교할때 5분의1로 격감한 셈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접대비를 대폭 삭감하면서 새로운 로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野村)증권의 경우 지난해 접대비로 모두 2,200만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92년에 비해 절반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또 미쓰이(三井)상사는 접대비가 92년보다 45%나 줄어든 4,000만달러에 불과했으며 도쿄-비쓰비시(東京三菱)은행도 올해 4,150만달러를 접대비로 책정해놓았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96년 합병되기 이전에 개별 은행이 지출했던 접대비보다도 훨씬 적은 비용이다. 컨설턴트로 일했던 이하라 류이치는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시대를 맞아 과거의 방만한 접대관행은 더이상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또 이처럼 접대문화가 바뀐 데는 지난 98년 대장성 증권국의 한 고위관리가 뇌물비리로 구속된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장성 국제금융국의 한 관리는 『요즘은 아무도 개인적으로 외부손님을 만나 만나 점심조차 먹지를 않는다』면서 달라진 관가 분위기를 전했다. 접대장소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접대장소가 주로 도쿄의 중심가인 긴자(銀座)였지만 요즘은 변두리의 값싼 가라오케로 바뀌고 말았다. 이에 따라 한때 최고로 각광받던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스트바, 골프장 등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쓰비시의 자산매니저인 가와무라 요시히코는 『과거의 밤문화가 그리운 것도 사실』이라고 잘 나갔던 옛날을 회상했다. 호스트바의 단골손님도 기업가들이나 관리들 대신에 요즘 잘나가는 30∼40대의 변화사나 회계사, 벤처 캐피털리스트들로 메꿔지고 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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