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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 무해는 방류 기업이 입증해야"

대법 원심깨고 고법 환송

기업의 폐수방류가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책임은 기업에 있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배기원 대법관)는 2일 전남 여천공단 인근의 재첩 양식업자 주모씨 등이 “여천공단의 폐수중 페놀성분이 양식장에 흘러드는 바람에 양식을 망쳤다”며 13개 여천공단 입주업체를 상대로 낸 33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해기업이 배출한 물질이 피해물건에 도달해 손해가 발생했다면 가해자측에서 (그 물질의) 무해함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사회 형평의 관념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주씨 등은 86년 전남 여천시 일대에서 양식면허를 얻어 재첩 양식업에 종사해왔으나 88년부터 수확량이 감소하기 시작, 91년에는 양식을 포기할 상황에 이르자 인근 여천공단 입주업체들의 폐수방류 때문이라며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이들 업체의 공장에서 페놀 등 폐수가 배출돼 일부가 양식장으로 흘러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페놀 추정치가 재첩 생육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었고 당시 발생한 가뭄이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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