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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구조조정] 구조조정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지난 한해동안 우리 사회를 온통 짓눌러온 화두는 「구조조정」이다. 급작스런 경영환경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도 생존을 위한 거센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을 꼽으라면 불과 몇군데 밖에 되지 안는다.이같은 현상은 말로만 구조조정을 외쳤을 뿐 「살아남기」위해 강력하고 구체적인 실천의지를 보이는데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조왕하(趙王夏) 동양종합금융 부회장은 『구조조정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회사를 살리는데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경영권 유지에 보다 큰 비중을 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두산, 한솔, 한화, 대상 등 구조조정의 성공기업으로 꼽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지금 당장 살아남기 보다는 「영속하는 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 가능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데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돈이 되는 알짜사업이라도 자산과 지분을 과감히 내다 팔았고 경영권에 대한 집착도 포기했다. 핵심역량을 한 곳에 집중하기 위해 뼈를 깍는 고통을 감내한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렇다. ◇경영권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한화, 대상, 두산 등의 대주주는 경영권에 대한 집착을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를 보였다. 이들이 남들보다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대주주들이 매각할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과감히 양보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알짜기업부터 팔았다= 『내게 걸레면 남에게도 걸레』라는 박용만(朴容晩) 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의 말이 이를 웅변으로 대변한다. 두산은 코카콜라 등 누구나 탐낼만한 알짜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팔아 지난 3년간의 적자경영에서 벗어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구조조정에 성공한 대부분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외국기업들이 군침을 삼킬만한 사업부터 매물로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당연히 외국업체들과 빠른 속도로 매각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고 기대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대상의 라이신사업(6억달러), 한솔제지 전주공장(10억달러), 한화기계 베어링부문(3,000억원)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역량을 한 곳에 집중했다= 구조조정에 성공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1~2개의 핵심기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 기업들을 모두 정리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또 유사업종을 통폐합하는 작업을 통해 힘은 집중시키고 비용은 최대한 줄였다. 두산이 9개 계열사를 ㈜두산으로, 효성이 4개사를 ㈜효성으로 하나로 묶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한솔도 제지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과 한솔PCS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통신사업, 한솔금고를 축으로 하는 금융사업 등 3각체제를 갖췄다.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적자기업은 돈이 들더라도 과감히 정리했다=적자기업을 정리하지 않고는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도 구조조정 성공기업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자금을 대줘야 하는 부실기업 정리가 생존에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특히 알짜기업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한계기업 정리를 시작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속도는 신속했다= 두산, 동양화학, 태평양은 남보다 빨리 구조조정작업에 착수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IMF 구제금융 한파가 닥치기 전에 대주주와 경영진이 개혁의 필요성을 느껴 스스로 구조조정에 착수한 경우다. 당연히 뒤늦게 시작한 기업에 비해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오히려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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