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규모 펀드 환매와 실적발표를 앞둔 관망심리로 국내 주식형 펀드는 3월에 이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0일 코스피가 연초 이후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하면서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기관 투자가들은 2,000포인트를 박스권 장세의 고점으로 판단하고 대규모 환매에 나섰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연일 이어졌지만 기관의 매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월말에는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 관망심리가 커지면서 투자가 지지부진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한 것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그룹주들이 부진하면서 월말에는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달(28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월초 후 수익률은 -0.36%를 기록했다.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중소형주식형 펀드가 -0.01%를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K200인덱스(-0.31%)·배당주식(-0.30%)·일반주식(-0.21%)형 펀드 등이 부진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대형 수출주들의 부진으로 K200인덱스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K200인덱스 펀드는 부진했지만 기타 인덱스 펀드는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 8개가 기타 인덱스 펀드였다. 4월에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2,000선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이해 섹터·종목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다.
섹터형 인덱스 펀드들이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와 IT섹터 펀드들의 성과가 우수했다. '삼성KODEX반도체 상장지수[주식]'(4.63%), '미래에셋TIGER반도체상장지수(주식)'(4.62%)가 국내 주식형펀드 통틀어 수익률 1·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D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IT섹터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 펀드의 성과도 좋았다. '미래에셋TIGER IT상장지수[주식]'(2.78%) '우리KOSEF IT상장지수 (주식)'(2.63%), '하나UBS IT코리아 1[주식]Class A'(2.58%) 등이 2% 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타 그룹주 펀드들이 부진한 가운데 LG그룹주 상장지수 펀드는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미래에셋TIGER LG그룹+상장지수[주식]'(3.78%)과 '한화ARIRANG LG그룹&상장지수[주식]'(2.60%)가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에 비해 중소형 가치주에 대한 인기가 다소 수그러든 모습이지만 일부 상품들은 여전히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현대강소기업 1[주식]종류C-s'가 3.02%로 중소형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중소밸류 (주식)(A)'(2.55%),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주식]Class A1'(1.5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자 1[주식]종류C 5'(2.29%)가 눈에 띄었다.
자금유출입(ETF 제외)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3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월초후 순유출액은 2월(-492억원)과 3월(-3,702억원)보다 훨씬 늘어 2조1,721억원에 달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신영자산운용 등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는 운용사들의 상품에 자금이 몰렸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자 1(주식)Class C'에 240억원이 몰리며 가장 큰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237억원),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형'(16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형'은 올해 3월에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지난달 30억원에 불과하던 유입액은 160억원으로 늘었다. '신한BNPP변액보험액티브퀀트 1[주식]'도 100억원을 끌어모으며 100억 이상의 자금을 모은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스마트롱숏30자 1(채혼)종류A'가 422억원을 끌어모으며 가장 큰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마이다스퇴직연금거북이40자 1[채혼]'(123억원),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자[채혼]C클래스'(87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채권형펀드(ELF·MMF·ETF 제외) 투자자들은 주로 중·단기 상품에 돈을 넣었다. 증시가 2,0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단기간에 시장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초단기채권에 투자하는 '우리단기국공채 1[채권]'이 914억원을 끌어모아 가장 큰 순유입액을 보였다. 이 펀드는 올해 2월말에 설정됐지만 지난달 373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이달에는 900억원 넘게 몰리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삼성코리아중기채권자 1[채권]_직판'(395억원), 'KB변액보험 1(채권)'(260억원) 등의 중기 채권형 펀드 상품들이 그 뒤를 이었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월초 후 평균 -0.7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2월부터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는 브라질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신한BNPP더드림브라질 자 1[주식](종류A)'(5.47%), '산은삼바브라질 자[주식]A'(5.29%), 'KB브라질 자(주식)A'(5.23%)가 수익률 1·2·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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