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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 청문회에 서다

■ 고종황제 역사청문회 (교수신문 기획 엮음, 푸른역사 펴냄)



고종황제와 대한제국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한국 근대의 형성 과정과 일제 시기의 성격을 크게 달라진다. 대한제국을 봉건적 구체제로 보는 사람이라면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망한 것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미 역사 속에 묻힌 고종황제를 청문회로 불러내 대한제국의 정체성에 대한 답을 얻어내고 있다. 이태진 서울대 교수는 고종황제는 영ㆍ정조의 민국 이념을 계승한 개명 군주이자 자력으로 근대화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본다. 하지만 대한제국을 저평가해온 경제 사학자들은 이 교수의 주장이 한발 앞서나간 것이라고 반격한다. 김재호 전남대 교수는 대한제국의 재정은 모두 황제 손아귀에 있었고 황실 관료들은 그 재정을 어떻데 나눠 먹을 것인지 고민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교수신문사의 지면을 통해 학계에 소개된 이후 6개월에 거쳐 대한제국을 둘러싼 치열한 토론이 전개됐다. 이 책은 고종황제와 대한제국을 둘러싼 많은 10여명의 학자들의 논쟁 결과 물이다. 고종은 개명 군주인가 아니면 부패하고 무능한 군주일 뿐인가, 근대 경제 성장은 대한제국이 아니라 식민지 시기에 시작했는가 등 귀에 솔깃한 제목이 논쟁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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