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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사업 대혼란
입력2003-08-03 00:00:00
수정
2003.08.03 00:00:00
민병권 기자
재개발시장이 혼란상태에 빠졌다. 조합원지분 분할을 금지시킨 서울시의 조례안이 입법예고 된 이후 분할지분매매를 둘러싸고 매도ㆍ매수자간 분쟁이 발생하고, 아파트분양탈락 조합원이 발생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주택업계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재개발 현장에서 분할지분을 매입한 투자자가 매도자에게 잔금을 치르지 않는 등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분할지분 매입 조합원이 많은 일부 재개발사업장에서는 향후 아파트 입주가능 여부를 놓고 문의가 빗발치는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파트 배정 못 받는 조합원 무더기 발생 = 성동구 옥수동의 A구역은 그 대표적인 사례. 구역 미지정 상태인 이곳은 당초 590여명이던 조합원수가 최근 성행한 지분분할로 인해 1,300여명으로 급증한 상태다. 문제는 이 곳의 아파트 건립계획물량이 1,300가구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서울시의 조례가 확정되면 조합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분할지분 매입 조합원은 전용면적 18평 이하 아파트를 배정 받아야 하는 데 그 건립물량이 많지 않아 무더기 탈락조합원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이 재건축추진위원회의 한 간부는 “분할된 지분을 매입한 조합원들은 대부분 30평형대 이상 아파트 배정을 기대했었는데 새 조례대로라면 24평형 정도의 아파트도 가까스로 받게 돼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합원 탈락사태는 특히 지분분할이 성행했던 마포구 아현동, 공덕동과 성동구 금호동, 옥수동, 행당동의 주요 재개발사업장에서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매매 놓고 매도-매수자간 분쟁 증폭 = 이에 따라 분할된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와 매도자간의 거래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분할지분 조합원에 대한 아파트 배정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매수자가 잔금을 치를 수 없다며 버티거나 가격을 더 깎아달라며 매도자와 힘겨루기를 하는 일이 잦다는 것. 마포구 아현동 아현1구역(가칭) 인근의 리드부동산 관계자는 “분할등기 지분을 매입했다가 잔금을 치르지 않는 매수자들이 늘면서 매도ㆍ매수자간 명의 이전문제 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지분 분할을 하지 않은 조합원들의 고민도 커졌다. 대부분이 다가구주택 소유자인 이들 조합원은 다세대주택으로 분할 등기를 해 지분을 쪼개 팔 수 없게 되자 보통 50~70평에 이르는 대지지분을 통째로 팔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 성동구 금호동 금호13구역 인근 건우부동산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50~70평에 달하는 지분들은 매매가격이 통상 3~5억원에 이를 정도로 초기투자금액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매기가 뜸하다”며, “재개발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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