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올해 회사채 시장의 자금 공모가 본격 시작된다. LG생활건강은 3년 만기물 3,000억원, 5년 만기물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이며 발행자금 5,000억원은 오는 15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3,000억원의 차환과 일본 건강기능식품업체 에버라이프 인수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ㆍ대상 등 이달 발행되거나 수요예측이 실시될 주요 회사채들의 물량이 무리 없이 소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금 등이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받아야 할 미수금 5조4,000억원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미수금이 채권으로 간주될 지 여부가 불분명해 발행이 중단됐었다. 당시 기관투자자들은 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 자금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었고, 투자처를 잃은 5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한국가스공사의 유동화증권에 대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투자 물량이 ‘오버부킹(Over-booking)’될 정도로 자금이 많이 몰렸다”며 “유동화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해 둔 기관들의 실탄이 이달 우량 회사채 투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결산기가 시작되면서 투자 회복세도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회사채 시장은 기관투자자의 결산기 마감에 따른 ‘북클로징(book-closing)’영향 등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CJ제일제당(AA), SK에너지(AA+), GS칼텍스(AA+) 등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발행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북클로징의 영향은 사라진 대신 신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성원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부본부장은 “지난해 연말에는 북클로징에 따른 수급 악화가 두드러졌는데 연초에는 그 반대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증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자금도 풍부한 상황이어서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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