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의 2차전지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 동안 SK에너지는 2차전지 분야에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경쟁업체에 비해 후발주자로 평가됐지만 최근 양산체제 구축 및 공급계약 체결에 박차를 가하면서 선발주자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6일 충청남도 도청에서 구자영 사장과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유상곤 서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MOU에 따라 SK에너지는 충남 서산시 서산일반산업단지 내 7만평(23만1,000㎡) 부지에 500M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서산 공장은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 약 50만대분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서산 공장이 오는 2012년 완공되면 SK에너지는 지난 5월 말 대전시 유성구 기술원에 완공한 100MWh 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에 이어 두 번째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SK에너지는 특히 이번 서산 공장 증설이 2차전지 분야에서 후발주자로서 겪었던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너지가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5년 초로 2000년부터 개발에 나선 삼성SDI와 LG화학에 비해 5년 정도 뒤쳐졌다. 또 LG화학이 현재 오창에 총 1조원을 들여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고, 최근 미국 홀랜드시에 현지공장을 착공한 것에 비해 SK에너지는 양산라인 구축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공장 증설로 SK에너지는 선발주자들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그 동안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체제가 없어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이 있었지만 2호 생산라인이 구축되면 본격적인 사업체제를 갖추고 다른 업체와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양산체제 구축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업체와의 공급계약 체결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미쓰비시 후소에 이어 최근 현대기아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SK에너지는 특히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3대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인 USABC로부터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기술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3대 자동차업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려면 USABC의 품질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SK에너지는 이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소재 중 현재 생산 중인 분리막 외에 양극재ㆍ음극재ㆍ전해질 등 다른 소재도 개발에 나서 소재부터 최종제품까지 일괄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구 사장은 “현재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의 70%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소재 개발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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