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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예술영화로 차분하게…

'귀향' '금발의 초원'등 인생·가족에 대한 성찰 돋보여

'귀향'

'댈러웨이 부인'

길고도 긴 추석연휴. 떠들썩한 극장에서 화끈한 액션과 요절복통한 코미디를 즐기기에 좋은 영화들이 쏟아지는 시기다. 하지만 이번 추석시즌엔 조용한 사색을 즐기는 예술영화 마니아들도 반길만한 좋은 영화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에 개봉하는 예술영화들은 실험성과 파격성이 돋보이는 작품보다는 인생에 대한 성찰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영화들이 많아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장 눈에 먼저 개봉하는 영화는 21일 공개된 ‘귀향’이다. ‘그녀에게’ ‘나쁜 교육’등 파격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도모바르 감독의 영화다. 하지만 ‘귀향’은 그의 전작들과는 달리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담은 따뜻한 감성의 코미디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어머니 역의 롤라 두에냐스, 딸 역의 페넬로페 크루즈의 연기가 빛난다. 28일 개봉하는 ‘금발의 초원’도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은 일본 영화다. 이 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등의 영화로 국내에 강력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이누도 잇신의 작품. 위의 두 작품보다 먼저 만들어진 그의 첫 작품이다. 자신을 20세라고 착각하는 치매에 빠진 노인과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는 어린 소녀의 기묘한 로맨스를 이누도 잇신다운 따뜻한 감수성과 인생에 대한 철학으로 버무렸다. 군데군데 웃음이 나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숨어 있어 웃으면서 즐길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델러웨이 부인’(28일 개봉)도 놓치면 아깝다. 특히 이 영화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버지니아 울프의 삶이 짙게 투영되어 있어 어머니와 딸이 함께 본다면 좋을 영화다. 홍콩영화 ‘이사벨라’(28일 개봉)는 올해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폐막작이다. 거리에서 만난 소녀를 딸이라 믿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에 중국반환을 앞둔 90년대 말 홍콩과 마카오의 혼란한 모습을 녹여냈다. 이런 따뜻한 영화 외에도 추석시즌에 개봉하는 실험성 짙은 영화들도 함께 개봉한다. 28일 개봉하는 국산 독립영화 ‘8월의 일요일들’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과거를 쫓는 남편의 이야기. 독립영화다운 독특한 이야기와 화면이 돋보인다. 일본 영화 ‘기묘한 서커스’(28일 개봉)는 훔쳐보기, 근친상간, 사고사, 자살시도, 난교와 같은 충격적인 설정이 연달아 등장하는 영화다. /서필웅기자 peterpi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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