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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스캔들'이 낳은 말의 성찬
입력2006-01-02 15:11:11
수정
2006.01.02 15:11:11
"'비이성적 지지 심리현상'을 '황 박사 증후군'으로 부르자"
전대미문의 '황우석 스캔들'은 화려한 말의 성찬들을 쏟아냈다.
물론 대부분은 한 때 '언어의 마술사'라 불릴 정도로 언어 구사력이 뛰어난 황교수가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변호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낸 신조어들이다.
하지만 황 교수를 둘러싼 심각한 사회 분열상을 반영한 씁쓰름한 말들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른바 '친황그룹'을 지칭하는 '황빠'와 '반황그룹'을 뜻하는 '황까'가 대표적이다.
'황구라'는 난자출처 의혹부터 시작해 줄기세포 진위 논란, 논문 조작 등으로이어진 이번 사태의 전개 과정에서 황 교수가 계속해서 거짓말과 말 뒤집기를 되풀이하는 것을 비판하는 말로 회자됐다.
황 교수가 만들어낸 알쏭달쏭한 말들 중에는 일반인들에게는 조금은 먹혀들어갔을 지 모르지만 과학자 사회에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조어들도 많다.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 실수'나 '(줄기세포가)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떻겠냐.
1년 뒤에 논문이 나오면 또 어떻겠냐'라는 말은 황 교수가 정말 과학자인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당시 황 교수 자신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 말들 때문에 황교수에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던 원로 과학자들조차 황 교수에게서 완전히 등을돌렸다는 풍문이 떠돌았다.
'원천기술'과 '바꿔치기'는 아마도 황 교수가 지은 조어들 중에서 백미라 할 수있을 것이다.
이 용어들에 대해 미국 피츠버그의대 이형기 교수는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황 교수는 (논문 조작 추문에 대해)반성은 커녕 비과학적이고 자의적 또는 다의적판단을 조장하는 용어를 언론에 흘리면서, 그렇지 않아도 분열된 국민의 의견을 더갈라놓는 수완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나아가 "황 교수는 여느 노회한 정치인보다 한 수 위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원천기술이 있는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아간다'는 대목에서는 황 교수의 언어 유희 기교가 거의 절정에 달했다는 느낌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황 교수 사태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비이성적 지지 현상을 일컫는 사회과학적 용어로 '황 박사 증후군'(Dr. Hwang syndrome)이란 말을 사용하자는 제안이 생물학연구정보센터 소리마당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ephe...'라는 네티즌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 심리현상을 말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예로 들면서 "사회 일정 집단이 그들이 지지하고 선호하는 유명인사의 비리에 대해서 밝혀지는 진실을 외면하거나 심지어 진실 규명 자체를 저지하려는 비이성적 심리행태'를 '황 박사 증후군'으로 부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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