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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정보수집 ‘정치사찰’ 논란

국정원이 분당 이후 `사실상의 야당`이 된 민주당의 당내 현안 및 주요 당직자 동향 등에 관한 정보수집 활동을 벌여 정치사찰 시비를 낳고 있다. 또 국회에서도 의원 출결 정보를 수집하다 국회 사무처 직원과 시비를 벌이는 등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28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이 최근 당사를 상시 출입하며 박상천 대표의 일정과 지시사항, 주요 당직자의 동향, 회의내용 등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분당으로 박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국정원 직원의 출입이 잦아졌다고 당직자들은 말하고 있다. 실제로 국정원 직원 J씨는 박 대표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당 선언`을 한 22일부터 거의 매일 대표실과 각 실ㆍ국을 드나들며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외 대변인 발표가 있던 23일과 당직 인선 발표일인 25일엔 대표실 주변에서 그의 모습이 목격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선언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당적 정리를 촉구한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면서 “국정원의 활동이 통합신당의 `의원 빼가기`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다른 당직자는 “여당일 때는 국정원의 정보수집을 당정협조 차원에서 문제거리로 삼지 않고 귀띔도 해줬지만 지금은 사찰성 정보활동을 통해 야당탄압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국정원은 당장 직원들의 당사 출입을 금지하고 당내 인사의 동향 파악도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한화갑 전 대표는 “22일 군산에 가 점심을 먹었는데 기관원들이 식당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누가 예약하고 밥값을 냈는지 등을 물어봤다”면서 “기관원이 내 뒤를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국정원 직원이 지난 7월10일 국회 의사국 사무실에 찾아가 상임위 의원 출결 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구해 물의를 빚은 사실이 26일 있은 국회 운영위의 국회사무처 국감에서 드러났다. 국회사무처 직원이 “바쁠 때 찾아와 왜 이러느냐. 자료가 필요하면 절차를 밟아 다시 오라”고 협조를 거절하자 국정원 직원은 “주기로 한 자료를 왜 안 주느냐. 가만두지 않겠다. 모가지를 자르겠다”며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멱살을 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회 공무원 노조는 지난 달 국정원에 내용증명 공문을 보내 관련자의 사과와 국정원 직원의 국회 출입금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사적인 다툼”이라며 반응을 보이지 않던 국정원은 문제가 커지자 해당 직원을 국회 사무총장에게 보내 사과하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한편 국정원은 고영구 원장의 취임 이후 정치정보 수집활동을 비노출 간접 활동으로 전환키로 하고 정치정보 수집을 맡았던 대공정책실 산하 시사단을 폐지, 지역담당제로 바꾸었지만 “아직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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