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외국인투자 유치 앞장'

“강성노조를 이유로 건전한 외국인 투자유치가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외국자본에 공공연한 적대입장을 보여온 노동계가 오히려 외국인 투자유치에 두 팔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7일 알란 팀블릭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의 방문을 받고 “전체노동인구 2,500만명 가운데 1%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왜곡보도로 외국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해외 투자설명회에도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외국인들이 지니고 있는 한국 노사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달리 대부분의 사업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전자본’의 유치가 절실하다”며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받는 한국경제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한국노총이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블릭 단장도 “한국관료가 얘기하면 잘 믿지 않겠지만 한국노총 위원장의 말이라면 외국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는 직접투자, 공장설립, 고도기술을 요하는 투자유치활동에 한국노총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노동계의 전향적인 인식변화라는 점에서 노동계는 물론 재계의 큰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옥석을 가려 한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외국자본의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주5일 근무제, 임단협 등 노동자 이익추구에만 주력해온 노조가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조가 임금인상과 복리후생만을 외쳐서는 국민들로부터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는 이번 회동이 인베스트코리아에서 한국노총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원만한 노사관계를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외국인 투자유치에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서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첫걸음을 내딛었다”며 “앞으로 노동계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