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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안맞는 벤처펀드 인력 규정

벤처 펀드 조성 출자자들 VC 경력 최소 3년이상 요구<br>IT 서비스 등 능통한 젊은 인재… 활발한 활동 걸림돌로 작용<br>펀드 운용사 인재풀도 적어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 문제


"최근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새로운 분야의 성장세가 가파르고 그 분야에 투자해야 돈이 되는데 벤처 펀드 핵심 운용 인력에 대한 투자 경력 규정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서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 대형 벤처캐피털(VC) 업체 대표가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에게 털어놓은 고충이다. 벤처 펀드를 조성하는 출자자(LP)들이 펀드 운용사(GP)인 VC를 선발할 때 핵심 운용 인력의 경우 투자 경력이 3~5년 이상 있어야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IT서비스 등 새로운 산업분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를 끌어들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모집공고에 나선 대부분의 LP들은 핵심인력의 투자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중소·벤처투자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면서 기준으로 제시한 핵심 운용 인력 기준은 대표 펀드매니저의 경우 5년 이상, 핵심운용인력은 3년 이상의 투자 경력을 요구했다. 국민연금도 올해 3월 국내 대체투자 위탁 운용사를 모집하면서 3명 이상의 핵심운용인력 투자경력으로 5년 이상을 요구했다. 2013년 금융위원회가 출범시킨 성장사다리펀드도 지난 6월 창조경제 혁신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하면서 투자경력 3년 이상 핵심인력 2명 이상을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고 이들의 투자경력 평균을 4년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처럼 자금을 집행하는 LP들이 핵심운용인력에 대해 3~5년 수준의 투자 경력을 요구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벤처업계에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ICT서비스와 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의 경우 이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젊은 인재들이 필요한데 인력 규정 때문에 이들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 VC업체 대표는 "암묵적으로 투자 경력이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잘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예전에는 통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새로운 분야에서는 맞지 않다"며 "예전에 제조업과 전기, 기계를 투자했던 심사역은 투자 경력을 인정받아 벤처펀드의 핵심운용인력이 되지만 ICT 서비스나 바이오 등 신산업에서는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데 운용인력 기준에 맞춰 경력자를 뽑다 보니 뜻하지 않은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져 몸값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벤처 펀드 출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LP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지 않다. 서종군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장은 "VC업계가 새로운 분야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데 산업계 인력이 핵심투자인력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 다만 모두 산업계 인력만으로 핵심운용인력을 꾸리게 되면 투자가 부실해질 수 있다"며 "지난해 말 처음으로 산업계 인력을 핵심투자인력 중 1명이 포함될 수 있게 인정해 줬고 점차 산업계 인력이 핵심 투자 인력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 그 길을 더 열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LP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벤처 생태계에서 전문 투자 인력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정책 펀드들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산업계 경력이 풍부해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더라도 투자 분야 경험이 적다는 점을 우려하는 LP들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다만 벤처 펀드의 수와 규모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양성해야 벤처 생태계도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정책 펀드들이 핵심투자인력 제한을 낮춰 인력 풀을 더 확장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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