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가 매출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온라인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판매한 농산물에 대해서는 전액 환불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창업자 샘 월튼이 부정적이던 주류 상품에 대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불황에 지갑을 열기를 꺼려하는 고객들의 발길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외신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월마트는 올 2ㆍ4분기(5~7월) 순이익이 40억7,000만 달러, 주당 1.24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1.18달러에 4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보다 1.3%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월마트의 매출액은 1,16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143억 달러보다 2.3% 늘었다. 실적이 다소 부진한 것에 대해 월마트는 사회보장세율이 2% 올라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월마트를 이용하는 주 고객들이 '한 달 벌어 한 달을 사는(paycheck to paycheck)' 이들이라 증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움츠러진 고객의 쇼핑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월마트는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에 대한 전액 환불제를 도입했다. 이 정책에 따라 월마트 고객들은 앞으로 과일과 채소 등 신선한 농산물도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구매 후 만족스럽지 못하면 영수증만 있으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또 월마트는 농가 직거래를 통해 유통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농장에서부터 매장 진열대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고객을 위해 온라인 사업도 강화한다.
월마트는 글로벌 성장을 위해 온라인 사업부문의 투자를 늘리고 인재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온라인 사업 부문에 투입될 200명의 인재를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듀크 회장은 "월마트는 온라인 사업부문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며 "기술부문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월마트는 지난 2분기(5~7월) 미국 내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반면 온라인 매출은 무려 30%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주류마케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월마트는 술을 즐기지 않던 창업자 샘 월튼의 뜻에 따라 경쟁업체에 비해 주류 판매에 힘을 쏟지 않았다. 하지만 월마트는 최근 들어 주요 매대에 주류를 배치하고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월마트가 대적 불가능한 할인가격을 내세워 적극적인 주류 판매에 나섰다"며 "특히 앤호이저부시(버드와이저), 밀러쿠어스(밀러) 등의 잘 팔리는 맥주 브랜드의 할인가는 파격적"이라고 보도했다.
월마트의 주류 판매 강화 전략은 지난해부터 예견돼 있었다. 지난해 9월 월마트는 미국 아칸소주에 위치한 월마트의 회원제 할인점 샘스클럽에 주류 관계자 500여명을 모아놓고 "2016년까지 주류 판매량을 2배로 늘리겠다" 고 발표했다.
월마트의 주류 판매 강화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정확한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류 부문에서 가장 높은 판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월마트의 주류판매 강화 전략이 먹히고 있다"며 "월마트의 주류 공급업자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했다.
미국 대형주류 공급업체의 한 담당자는"월마트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드라마틱한 매출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며 "우리 같은 주류 공급업체에 월마트는 노다지나 마찬가지"라고 표현했다.
포춘 선정 미국 500대 기업 1위 도약 조성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