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손자병법] 정보입력 후엔 확신갖고 실행을

‘(군주가 군대의 사정을 모르고 군대의 행정에 간섭하면 즉시 군사들의 의혹을 살 것이다.) 이처럼 군대에 회의와 의혹이 있다면 즉시 이웃 제후들에게 침략을 받는 난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이 아군을 혼란하게 만들고 적으로 하여금 승리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손자는 모공(謨攻)편에서 패전의 원인이 되는 명령권자의 실수를 경계하는 것이 적과 싸워 승리를 거두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떤 명령을 내릴 때에는 미리 충분한 자료를 수집해서 전술을 짜야 하는 법이다. 적의 병력과 보유 화력, 지휘자의 성향과 능력 등을 종합 고려하여 아군과 견주고 병법의 내용을 수정하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한번 내린 명령을 절대 번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명령은 산과 같고 쏟아진 물과 같다. 골프에서는 가장 내리기 힘든 명령이 바로 그린에서의 퍼팅이다. 일단 그린에 올려진 볼은 퍼터로 홀을 향해 치게 된다. 이 때 그린의 경사와 빠르기 등을 확실히 계산하고 거리 또한 완벽하게 파악한 뒤 실행에 옮긴다. 볼쪽에서 그린을 읽는가 하면 홀 뒤쪽에서 볼 방향을 보며 숨은 경사를 찾기도 한다. 그 다음 연습 스트로크를 하면서 볼이 굴러가는 모습을 상상한 뒤 실제 퍼팅을 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골퍼들이 시간과 정력을 소비해 가면서 그린을 읽은 뒤 정작 어드레스에 들어간 뒤 모든 것을 바꿔 버리는 경향이 있다. 파악한 정보들이 별안간 스쳐가는 한줄기 의혹에 의해 일순간 망가뜨려지는 것이다. 그 결과로 ‘시계추 스트로크’가 아닌 오른손을 사용한 ‘히팅(hitting)’ 형태가 나오고 만다. 이 같은 골프의 ‘순간 의혹’을 극복해 나가야 자연스러운 퍼팅 스트로크가 이뤄지고 좀더 많은 퍼트를 홀에 떨굴 수 있게 된다. /MBC-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