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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학기술계 결산] 정부출연연 10%이상 감원 한파
입력1998-12-27 00:00:00
수정
1998.12.27 00:00:00
올해 국내 과학기술계를 휩쓴 가장 큰 사건은 역시 「IMF 관리체제」였다.「IMF한파」를 맞은 이공계 정부연구소는 올해 10%가 넘는 인력을 줄여야 했다. 특히 연구 지원 인력과 나이가 많은 연구원들이 무더기로 연구소를 떠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한 직원은 『그동안 통폐합 등 수많은 일을 겪었지만 올해만큼 연구 분위기가 땅에 떨어진 적이 없다』며 걱정했다. 내년에도 대규모 감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무너진 기업이 속출하고, 살아남은 기업은 연구개발비와 연구인력을 1순위로 줄였다.
정부 부처별로 흩어진 과학기술 계획을 통합조정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출범해 관심을 모았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과학기술위원회는 부처간의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적으로 「복제 동물」이 잇따라 태어나면서 「대량 복제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데 이어 올해들어 미국, 일본, 뉴질랜드에서 잇따라 체세포 복제 동물이 태어났다.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도 체세포 복제소를 임신시키는데 성공해 국내에서 동물 복제 시대를 열었다. 이 소는 내년 1월께 태어날 예정이다. 최근에는 경희대 병원 이보연 박사팀이 인간의 체세포 복제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혀 세계적인 화제와 함께 「생명에 대한 윤리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남성」을 세워준다는 「비아그라」는 올해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 제품은 심장에 무리를 준다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젊음을 되찾고 싶은 남성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제일제당도 「조루증」에 효과가 높은 SS크림을 선보여 앞으로 「성」도 새로운 비즈니스 무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이 몰고 온 「위성 쇼크」도 충격이 컸다. 「한국판 스푸트니크 쇼크」로 불리운 북한의 위성 발사는 북한이 우리보다 로켓기술이 월등히 앞섰다는 점에서 국내 과학자들에게 자성의 계기를 주었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위성 발사 계획을 2010년에서 2005년으로 앞당겼다.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은 「탄소 나노튜브」의 발견도 올해 국내 과학계의 대표적인 결실이었다. 관련 논문을 발표한 서울대 임지순(任志淳) 교수는 한국과학기자클럽에서 주는 「올해의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외국과학계에서 날아온 소식도 풍성했다. 미국의 유명한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는 올해의 10대 과학뉴스로 우주의 팽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연구결과 새로운 암치료제의 임상실험 처음으로 완전히 밝혀진 선충 유전자의 염기서열 중성미자의 질량 확인 등을 꼽았다.
올해는 「과학기술의 대중화 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한해이기도 했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성황리에 진행된 APEC 청소년과학축전은 과학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꿈을 심어준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과학을 소재로 삼은 SBS의 「호기심천국」은 시청률 10위안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모아 과기부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자의 위상은 올해 더 떨어졌다. 취업난을 맞아 박사는 과거에 누렸던 일류 신랑감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과학을 전공한 많은 대학생들이 사법고시 등에 매달려 기초과학의 기반이 붕괴된다는 우려까지 낳았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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