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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銀 파업 대책과 파장
입력2000-12-25 00:00:00
수정
2000.12.25 00:00:00
국민·주택銀 파업 대책과 파장
무역거래·어음업무 마비수출업체·中企등 자금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노조의 합병반대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연말 '금융대란'우려가 차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합병선언 이후 노조뿐만 아니라 비노조원인 계약직원들과 일부 간부들까지 파업대열에 동참하거나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면서 거의 전영업점 업무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연말을 앞두고 수출환어음 매입이나 수입신용장 개설등 무역거래는 물론이고 어음지급이나 당좌결제 업무마저도 모두 마비상태로 빠져들면서 중소 수출업체와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휘청거리고 있다. 또 법인과 개인들의 거액예금 인출마저도 불가능해지고 파업장기화를 우려한 예금인출 가수요까지 가세하는등 시장혼란이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영업점 통합운영 및 여신한도의 타은행 이관, 업무정지 검토등의 대책을 밝혔지만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과의 충분한 협의절차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강공책으로 일관, 거래고객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오히려 확산시키는 부작용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업에 출구조차 막힌 '금융경색'= 시중은행들이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창구를 막아놓고 있는 상태에서 국민ㆍ주택은행의 파업까지 겹치자 기업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국민, 주택은행의 경우 특히 대기업 거래는 많지 않지만 결제에 조금만 차질이 생겨도 휘청거리는 크고 작은 중소기업과 건설업체들이 대다수여서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 3~4명중 1명꼴로 거래하고 있는 개인고객들 역시 예금인출이나 수표교환, 어음결제등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큰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한 수출업체 담당임원은 "연말까지 수출예정 물량이 몰려 있는 상태에서 신용장개설이 안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한 중소기업 대표도 "주택은행 창구에 어음을 제시했으나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금난에 몰리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전체 어음교환량 중에서 국민ㆍ주택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서고 있고 그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들이어서 조속히 거래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대다수 업체가 부도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실성 없는 대책에 심리적 불안감만 확산= 정부와 국민ㆍ주택은행 경영진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영업점 통합운영, 기존인력 재배치등 서둘러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대거 복귀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영업을 정상화 하기 어려워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영업점을 통합해 운영하더라도 자동화기기 거래를 통해 가능한 부분을 제외한 개인이나 법인의 개인의 거액예금 인출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간부급과 대체인력들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지만 현 상태에서 간단한 소액예금 입출금외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도 "긴급자금의 경우 두 은행의 예ㆍ적금을 담보로 다른은행에서 돈을 빌려주는 방안도 나왔지만 고객들의 불편이 큰 데다 다른은행의 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특히 정부가 노조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여신거래처 이관, 업무정지 검토등 현실성 없는 대책을 발표해 심리적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종금사와 신용금고의 잇단 영업정지로 고객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믿었던 우량은행마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며 "예금인출 가수요 및 외국계은행으로의 자금이동등 여러가지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ㆍ주택은행은 26일까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조원과 간부급 직원들에 대해 26일까지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는등 사태수습에 안간힘을 쓰면서 수수료 면제 및 환불, 타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자 납부등의 대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이 이미 장기파업 체제로 들어간데다 오는 28일부터 다른은행들까지 참여하는 금융노조 2차 총파업까지 예정되어 있어 가뜩이나 얼어붙어 있는 금융시장이 당분간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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