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및 정부의 벤처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테헤란 밸리가 수년간에 걸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벤처 캐피털 업체들도 신규 창투조합 결성 및 기존 투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재원으로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느라 분주하다. 벤처 캐피털 업체들은 올해 약 1조원 가량을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7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벤처 캐피털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올해의 주요 이슈 및 투자 방향 등을 점검해 본다. “올해 안에 국내 시장에 6개사, 해외에 2개사 등 총 8개사를 상장 시켜 4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호황에 버블이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매년 일정 금액을 투자한다는 원칙에 따라 올해는 벤처기업에 250억~3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구본천 LG벤처 사장은 “올해는 30개사 정도의 창투사들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벤처캐피털 업계가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LG벤처는 지난 1996년 설립된 순수 벤처 캐피털인 동시에 LG그룹의 전략적 파트너다. LG벤처는 지난해 대부분의 창투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허덕일 때도 20억원의 이익을 올릴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자랑한다. LG벤처는 올해 순항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투자업체인 ADP엔지니어링과 그라비티(나스닥) 등 2개사가 상장을 마쳤고, L사 등 6개사가 코스닥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또 상반기 중 핸드폰 디자인업체인 롱치어의 싱가포르 증시 입성에 이어 GCT세미컨덕터의 나스닥 직 상장도 추진 중이다. 구 사장은 “올해 안에 최대 8개사의 상장이 가능해 상당 규모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공개 말고도 이미 투자가 진행된 2~3개사의 해외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의 2배가 넘는 4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 사장 “올해 디스플레이, 핸드폰 부품 등 IT업체 위주로 15~20개사에 새로 자금이 들어간다”며 “현재 95개 기업에 투자한 상태로 투자기업의 73%는 설립 초기 단계의 신생업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창업 초기단계 업체들의 성장을 위해 창투사와 벤처 기업간 파트너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창투사가 단순히 투자자일뿐이라는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 이후부터는 투자대상 기업에 대해 10% 이상의 지분을 매입해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벤처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 캐피털업계의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는 창투조합의 대규모 만기도래다. 구 사장은 “벤처 거품이 잔뜩 끼었던 지난 2000년 결성된 조합 가운데 올 연말까지 1조2,000억원(170개) 가량의 만기가 돌아온다”며 “LG벤처의 경우 300억원 규모의 3개 조합이 만기가 끝나는 데 수익을 낸 상태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일부 회사는 적자로 기관의 추가 투자가 힘들 것 같고, 개인의 조합 참가도 많았던 만큼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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