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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신부 40년 농민사랑에 명예농학박사 학위

벽안(碧眼)의 지정환(71) 신부가 국내 최초로 전북 임실에 치즈공장을 세워 기술을 전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18일 전북대에서 명예농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지 신부는 “치즈공장으로 성공하기까지 나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고난과 역경이 남달랐다. 박사 학위로 공로를 인정해준 전북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인 지 신부는 지난 1959년 한국에 들어와 본명인 디디에 세르스테반스를 버리고 지정환으로 개명, 40여년간 농민과 장애인을 위한 사랑을 실천해 왔다. 특히 전북 부안성당 주임신부로 재직하던 60년대 초 간척사업으로 가난한 농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었으며 임실성당 지도신부(64~81년) 때는 국내 첫 치즈공장을 세워 지역농민들의 자활기반을 닦았다. 81년 임실을 떠날 때 치즈공장을 농민들이 주인인 협동조합 형태로 변경, 운영ㆍ소유권을 조합에 넘겼다. 현재 천주교재단의 지원을 받아 설립한 중증장애인 보호시설 `무지개 가족`(전북 완주군 소양면)의 지도신부로 활동하고 있는 지 신부는 “이 곳을 거쳐간 150여명은 대부분 교통사고로 사지가 절단되거나 목뼈가 부러진 중증장애인이었지만 수십명이 신체의 제 기능을 어느 정도 되찾아 귀가했으며 이 가운데 15명은 결혼했다. 힘이 부치지만 죽을 때까지 장애인 곁에서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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