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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한미파슨스 사장

“국제적 부동산디벨로펴(개발사업자)로 커 나가겠습니다.”CM(건설공정관리)전문의 건설엔지니어링업체 한미파슨스 김종훈 사장은 최근 부동산디벨로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설립 후 지난 7년째 쌓아온 CM 노하우를 개발사업분야에 접목시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 그는 또 세계적 엔지니어링기업이자 합작파트너인 파슨스(Parsons)로부터 전수 받은 선진건설시스템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CM은 건설공사의 사후감독만을 맡는 감리와 달리 미리 공사의 사업성을 분석해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사일정을 짠 뒤 직접 사전관리ㆍ감독을 하는 것. 이를 개발사업에 적용하면 그만큼 비용절감효과로 인한 수익성 향상효과를 보게 된다. 김 사장은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만큼 사업투명성과 수익성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저희는 CM기법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확보함으로써 해외투자자금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엔 사업계획 수립단계에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 아예 입도선매를 하겠다는 외국 투자자들이 나올 정도다. 또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국내 금융기관들도 신뢰성을 갖춘 개발아이템 제안에 대해 두 손을 들어 환영을 하고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 그는 이 같은 금융업계의 자금을 유치해 지난 1월말 개발시행을 맡을 `랜드마크 디벨로핑 컴퍼니(Landmark Developing Company)`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에는 김 사장과 한미파슨스 임직원은 물론이고 국민은행, 연합캐피털, 한국신용평가 등이 출자한 상태다. 김 사장은 “금융기관들과의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개발사업에 필요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경영을 통해 한탕주의나 개발특혜비리 등으로 얼룩진 국내 개발업계의 오명을 씻어내겠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국내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김 사장은 회사 설립 이후 줄곧 중국 등 해외개발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해왔다. 앞으로 10년 후엔 자사의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특히 중국의 경우 오랜 기간의 시장조사를 거쳐 지난해 상해에 지점을 개설한 상태다. 그는 자사의 상해지점과 미국 파슨스의 북경지점을 거점으로 지속적인 개발 및 CM사업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그는 이미 미국 코닝사가 발주한 심천의 공장건설공사를 수주했고, 최근엔 국내 한 대기업이 북경에서 추진중인 공장건설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김 사장은 “국내건설업계의 단순 노동 경쟁력은 해외시장에서 비교우위를 잃어버린 지 오래”라며, “이제는 몸을 쓰는 단계가 아니라 머리를 쓰는 건설산업분야로 옮겨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이처럼 선진건설산업 시스템 정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5년전 국내 한 대형건설업체의 중동사업현장에 근무하면서 부터다. 당시 국내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라고 해봐야 고작 단순시공용역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작 많은 사업수익을 가져가는 것은 갖은 고생을 해가며 품을 팔던 국내업체가 아니라 공사관리를 맡던 선진국 기업들이었다. 또 국내기업들은 효율적이지 못한 공사진행으로 그나마 더 챙길 수 있는 수십 퍼센트의 이익을 공중에 날려버리고 있었다. 이 때부터 선진건설관리기법에 관심을 갖던 그는 84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말레이시아 쌍둥이(KLCC)빌딩 건설공사소장으로 근무하던 와중에도 CM기법에 대해 공부를 했다. 그러던 중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터졌고, 그는 이 같은 부실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삼성그룹 내 건설프로젝트 총괄관리팀을 맡게 됐다. 총 60명의 건설전문 외국인을 거느렸던 그는 이를 CM전문기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당시 인원을 고스란히 인수한 뒤 투자를 유치해 현재의 한미파슨스를 세우게 됐던 것. 김 사장은 “이제는 CM뿐 아니라 사업성분석, 설계ㆍ시공사 선정, 프로젝트파이낸싱 수행, 공사관리 등 개발사업의 전 과정을 일괄수행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선전건설산업 시스템 도입에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민간건설사업부문에 있어 CM제도 도입을 의무화한 법령이 없어 시장개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행정실무상의 인ㆍ허가 제도도 CM제도와 연계 시킴으로써 현행 `공사완료 후 준공허가`시스템을 `부분 착공-부분 준공허가`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해외 선진국들은 건설산업을 국가경영차원의 육성산업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건설분야를 사양산업이 아닌 핵심육성분야로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보통 외국자본과 합작한 기업의 대표라고 하면 기업효율성의 논리만을 추구하는 냉정한 경영인을 떠올리기 쉽다. 김종훈 한미파슨스 사장은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는 경영인중 한명으로 꼽힌다. 김 사장이 생각하는 기업은 시장을 통해 얻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매개체다. 고용과 사회봉사활동, 직원교육, 좋은 기업문화 만들기와 같은 사회적 소명은 경영의 곁가지가 아니라 주된 줄기라는 판단이다. IMF이후 많은 기업들이 인력감축에 한창이던 때에도 그는 단 한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인력구조조정 대신 직원이 돌아가며 3~6개월씩 재택근무를 하는 대안을 실행에 옮긴 것이 단적인 예이다. 고급 인력 양성 또한 그가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사람이야 말로 기업의 핵심자산이기 때문이다. 지식경영시스템(KMS)을 통해 최신 건설관련 정보를 전직원에게 공유시키고, 정기적인 현장실무교육과 미국 파슨스 본사 파견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있다. 전체 250여명의 임직원중 120명 가량이 건축사면허와 해외현장경험을 갖추고 있을 정도. 이처럼 고급인력이다 보니 전체 인원의 40%정도가 부장급이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원칙있는 경영이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울 때라도 덤핑사업수주는 용납하지 않는다. 이는 부실공사와 부실경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찰나의 환경에 굴하지 않고 수십년 이상 먼 안목으로 회사를 움직이는 정도 경영이야 말로 김 사장이 고집하는 방식이다. ◇약력 ▲49년 경남 거창 출생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건축공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 ▲73~77년 한샘건축연구소 ▲77~79년 한라건설 ▲79~84년 한양 쿠웨이트 하얏트 컨퍼런스 현장소장 ▲84~96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말레이시아 KLCC현장소장 ▲96년~현재 한미파슨스 대표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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