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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톰슨 쌓이는적자 시름/공장이전·책임경영제 등
입력1997-08-21 00:00:00
수정
1997.08.21 00:00:00
정상범 기자
◎새사장 혁신조치 불구 상반기 2억2,870만불 디지털기술 한가닥 희망지난해 대우전자가 인수를 추진했던 프랑스의 가전업체 톰슨 멀티미디어(TMM)사가 경영부실의 늪에 깊숙히 빠져들면서 사회당정부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프랑스정부가 지난 3월 대우 매각에 반대한 책임을 물어 프레스타사장을 퇴진시키고 컴퓨터업체인 뷜사의 중역인 티에리 브르퐁을 영입,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섰지만 갈수록 적자만 누적되고있기 때문이다. 민영화 중단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TMM은 올상반기에 95년 한해동안의 적자규모를 훨씬 웃도는 총 2억2천8백7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경영진은 새로운 방식의 민영화방안을 놓고 협상을 재개했다. 과거와는 달리 주식 일부만 외국업체에 매각하겠다는 것.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대우전자의 고위경영진은『우리의 조건은 과반수의 지배』라고 잘라 말했으며 유럽 가전업체 관계자는『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하면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거부해버렸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거대한 공룡이 제대로 이윤을 낼 가능성은 적다는 점이다. TMM은 유럽 TV시장에서 최근 5년간 해마다 점유율이 1∼1.5%씩 떨어져 지금은 12%에 머물고있다. RCA, 사바같은 다양한 모델을 내놓아 오히려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마케팅비용만 가중됐다.
생산원가가 아시아업체의 2배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높은 실업률을 감안할때 종업원을 감축하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다.
톰슨은 지난해 선진국내 8개 현지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설비를 멕시코나 아시아쪽으로 옮겼다. 책임경영제도 새로 도입했다.
하지만 이같은 비용 절감노력은 소규모로 이루어진데다 너무 늦어 효력이 반감됐다는 지적이다. 정작 비효율의 상징인 프랑스 국내공장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는 실정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그룹의 연구책임자인 알 릴은『만약 사소한 변화만 계속된다면 톰슨은 아마 서서히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나마 톰슨이 한가닥 기대를 걸고있는 것은 첨단 디지털기술. 디지털 비디오디스크(DVD)·위성시스템부문의 강한 경쟁력을 내세워 컴팩과 함께 개발중인 PC TV가 99년부터 판매되면 톰슨은 약 1억달러의 특허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웹TV나 DVD 등의 새로운 시장이 2000년후에도 전망이 좋을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결국 정부나 경영진이 중장기 경영전략을 제시하지 못한채 구조조정을 꺼리는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톰슨의 회생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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