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의 성과를 사업화하는 데는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사업화를 위한 네트워킹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2011년 개원한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오세정(61ㆍ사진) 원장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IBS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우리 기초과학 수준도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과 함께 실패를 용인하는 정책이 수반된다면 우리의 기초원천 연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연구자들도 남들 뒤만 따라가는 연구보다 세계 최초에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구의 사업화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오 원장은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고의 창업국가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요즈마펀드의 이갈 에를리히 회장을 만났는데 그는 많은 실패가 지금의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하더군요.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고 실패해도 그것을 경험으로 삼아 다시 일어서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은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오 원장은 "사업화에 실패한 벤처 등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통해 지원을 끊지 않는다면 기초연구의 사업화는 더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관심사인 노벨상 수상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게 오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꾸준한 지원과 도전적 연구가 이뤄진다면 10년 후 정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또 오 원장은 이공계 기피현상에 우려를 표한 뒤 "이공계 학생들의 연구 아이디어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런 지원책은 건전한 창업을 이끌고 과학과 산업을 잇는 다리 역할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자들 상당수가 비정규직이라고 밝힌 오 원장은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야 연구에 몰입할 수 있다. 연구성과 기술이전에 대한 혜택도 적절히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S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오 원장은 "그동안의 성과라면 세계적 석학 19명을 연구단장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젊은 과학자 육성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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