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히트상품에는 재미(fun)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의 작년 히트 상품에서 공통적으로 '재미(fun)'와 '디지털 생활'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의 이민훈 경영전략실 연구원은 3일 기업 임원급 대상 사이트 '세리 CEO(www.sericeo.org)'에 게재한 '집중비교! 2005 한미일 히트상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모은 청계천.이종격투기 K-1.카트라이더(온라인경주게임)나 미국의 히트 상품인 아이토이 휘트니스(게임형 다이어트 프로그램).랜드롤러사(社)의 개량형 인라인스케이트 등이 모두 여가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서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무려 2천205만명의 입장객을 불러모으며 12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아이치 엑스포나, 연령층을 초월해 선풍적 인기를 끈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DS' 등도 다양한 체험 기회와 재미가 성공의 배경이 됐다고 그는설명했다.

또 디지털 생활양식의 확산도 3국 소비의 중요한 키워드로 지적됐다.

작년 한국에서는 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폰.내비게이션.블로그 등이 유행했고, 미국에서는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쉽게 사진을 출력하고 메일로 전송할 수있는 코닥의 '이지쉐어 카메라'가 주목받았다.

일본에서 애플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아이팟 나노'가 크게 유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동시에 3국의 상이한 경기 상황에 따라 소비 경향에서도 다소 차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와 상승의 전환점에 위치한 한국의 경우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 등 실리.실속형 소비가 두드러진 반면, 상대적으로 보다 경기 상황이 좋은 일본에서는 건강식을 위한 스팀오븐이나 한천 다이어트 식품, 지진재해대비 지도 등 건강 및 안전관련 제품이 인기를 모았다.

이에 비해 가장 경기가 좋은 미국의 소비자들은 시가 100만원짜리 다용도 '카멜레온 유모차'와 미쉐린사가 만든 뉴욕 고급 식당 가이드북 등에 열광, '당장 누릴수있는 것을 최대한 즐긴다'는 식의 소비 행태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경기 상황 변화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경향이 바로 2~3년내 우리나라의 소비 트렌드가 될 수 있는만큼, 이들 국가의 히트상품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