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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북한 사찰건축 책한권에 `차곡'
입력1999-02-01 00:00:00
수정
1999.02.01 00:00:00
「정방산 성불사, 황해도 심원사, 묘향산 보현사, 금강산 보덕암, 금강암굴, 금강산 정양사, 안국사 대웅보전….」이 땅의 찬란한 건축문화유산이지만 반세기가 넘도록 철의 장막속에 갇혀 이제는 그 이름마저 희미해졌다.
일제가 제작했던 사찰자료나 케케묵은 흑백사진, 조선시대 유물·유적총람을 뒤적거리기 전에는 구경조차 어려운 북한소재 사찰건축물.
남한에서도 한 때는 이만한 자료조차 보통사람들은 마음대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북한사찰건축을 화려한 칼라사진과 알기쉬운 건축적 설명, 간단한 설계도면까지 집대성된 내용을 책자로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연구실(실장 김봉건)이 최근 북한문화재를 소개하는 시리즈의 두번째 간행물로「북한문화재연해설집Ⅱ-사찰건축편」을 냈다. 이는 해방후 최초로 우리 손으로 엮어낸 북한사찰건축해설집이다.
전통건축 전문가인 金실장을 비롯해 북한건축 전문가 4명이 지난 88년부터 10여년의 작업을 거쳐 출간했다.
북한소재 사찰건축에 대한 관련자료로서는 가장 방대하고 체계적이다. 북한지역 최근 사찰 현황까지 조사돼 자료적 가치도 크다. 특히「건축문화의 해」인 올해 발행된 이 북한사찰건축해설집은 건축계는 물론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 해설집에는 평양특별시 3건, 개성직할시 3건, 황해남북도 10건, 강원도 11건, 평안남북도 21건, 양강도 1건, 함경남북도 12건 등 모두 61건의 현존 북한 사찰자료가 상세히 수록됐다. 북한소재 전국 사찰에 대한 해설과 관계문헌목록 외에도 일반인들이 보기 어려웠던 칼라사진 200매, 흑백사진 47매, 설계도면 165매 등 자료가 수집돼 있다.
전쟁중 소실된 성불사 극락전·석왕사 호지문·묘향산 보현사 만세루 등의 사찰건물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복구된 사실도 직접방문을 통해 확인하고 이를 책에 실었다. 또한 북한이 동명왕릉 앞의 정릉사와 평양시 대상산 구역내의 광법사 등 고구려시대의 사찰들을 자료발굴을 토대로 복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복원과정에서 북한이 고구려시대의 건축양식과 단청문양을 나름대로의 해석을 통해 자신들의 시각에 맞게 새롭게 시도한 점 등 북한건축학계의 건축사 연구경향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지역에는 현재 북한최대 사찰인 묘향산 보현사, 고려시대 건물로 심원사 보광전·성불사 응진전 등이 있으며 구리기둥이 돋보이는 금강산 보덕암, 자연바위굴을 이용해 건축된 금강암굴, 독특한 육각형 평면의 금강산 정양사 약사전, 현존 유일의 사공(斜拱)포 양식을 가진 안국사 대웅보전 등 귀중한 건축물이 남아있다.
金실장은『북한사찰건축해설집이 한국전통건축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되고, 통일후 북한소재 사찰건축의 복원·보존 등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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