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 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기업의 덩치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환율 급변동으로 외환손실 여부가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10대 그룹(64개사)의 경우 순이익이 39.04% 증가했지만 이외 기업(503개사)은 21.54% 감소하는 등 대조를 이뤘다. 따라서 10대 그룹의 순이익 규모가 전체 유가증권 기업의 절반을 돌파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모두 40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98% 늘었다. 영업이익도 32조5,000억원으로 43.68%나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외환손실 등 영업 외 비용이 늘어나면서 2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문별로 보면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반도체 부문 실적이 부진했으나 LCD 및 통신기기 매출 호조와 환율상승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호전되면서 지난해보다 139.12%나 증가했다. 운수장비업종의 영업이익은 선박 수주물량 증가로 인한 조선업 실적 호전과 고유가에 따른 경차 중심의 자동차 국내 수요 증가 등으로 61.13% 늘었다. 철강 및 금속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 인상과 생산량 증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54.48% 증가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사업자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전기가스업종은 적자전환했고 통신과 의료정밀은 각각 21.04%, 8.74% 감소하는 등 대조를 보였다. 금융업종은 은행권의 대출자산 증가에 힘입어 영업수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8.1% 증가한 39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 마진이 축소되고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 이익과 수수료 수입마저 줄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조8,330억원과 5조9,072억원에 그치면서 25.04%, 19.93% 줄었다. 흑ㆍ적자기업 현황을 보면 대상기업 579개사 가운데 79.62%에 해당하는 461개사가 반기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흑자기업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포인트가량 감소했다. 반대로 적자기업 비율은 20.38%로 지난해보다 3%포인트가량 증가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로 흑자기업은 줄고 적자 기업은 늘어난 현상을 보였다. 10대 그룹의 경영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매출액은 20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4% 늘었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04%나 증가한 15조3,000억원에 달했다. 10대 기업의 순이익이 유가증권 상장기업 전체(30조3,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룹별 순이익 증감 현황을 보면 LG그룹이 248.8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어 삼성그룹(43.29%), GS그룹(31.02%), 현대중공업그룹(17.91%), 현대자동차그룹(16.86%), 한화그룹(10.81%)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49.97% 하락한 것을 비롯, SK그룹과 롯데그룹도 각각 28.05%, 0.80% 줄었다. 특히 한진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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