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 외화채권에 대한 신용 위험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국제금융센터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2014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19일을 기준으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오르며 5.5%를 기록했다. 2014년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10월27일 7.9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하기 시작해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에 힘입어 이달 4일에는 4.74%까지 주저앉았다. 국내외 금융불안이 증폭되면서 한국물 외화채권의 신용도가 3주 만에 통화 스와프 체결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물론 최근 가산금리의 오름세는 외화 유동성 불안으로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10월의 상황보다 변동성이 작다는 면에서는 다행스러운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가산금리 5.5%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9월 15일) 당시의 2.18%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13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도 전날보다 0.12%포인트 오르며 5.38%를 기록했다. 부도 위험성을 반영하는 외화채권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발행 5년 만기 외화채권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19일 기준,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4.08%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6.99%로 정점에 오른 뒤 하락세로 돌아서 이달 5일 2.76%까지 내렸다가 다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외화채권의 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태국(2.96%)이나 말레이시아(3.06%), 칠레(2.32%)보다 높다. 은행들이 발행하는 5년 만기 외화채권에 대한 CDS 프리미엄도 다시 상승하면서 5%대로 올라섰다. 국민ㆍ기업ㆍ산업ㆍ수출입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의 외화채권 CDS 프리미엄은 18일 기준으로 4.75∼5.35%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CDS 프리미엄의 오름세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ㆍ태국ㆍ말레이시아 등 다른 나라에도 공통된 현상”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이 유달리 나빠진 게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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