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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력이 대약진했다. 여성 인재를 육성해 조직에 다양성을 불어넣는다는 삼성의 철학은 올해 사상 최대의 여성 인력 승진으로 구체화됐다. 규모뿐 아니라 승진자 대부분이 1년 이상의 발탁 승진이라는 점에서 여성은 삼성 조직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여성 인력에 대한 사상 최대 승진 인사를 단행해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한층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여성 인력의 승진 가운데서도 조인하 부장의 승진 사례가 돋보인다. 조 부장은 올해 38세로 이번에 3년 대발탁을 통해 상무로 승진했다. 아르헨티나 소비자가전(CE)담당 주재원 출신으로 지난 6월 국내로 복귀했으며 현지근무 당시 TV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리고 매출을 연 대비 12% 신장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3월에 이미 이 같은 공로로 부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부장 승진 9개월 만에 상무로 전격 승진한 셈이다. 이는 성과주의를 엄격히 적용해왔던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2년 발탁을 통해 임원으로 승진한 여성 부장도 3명이 나왔다. 유미영 삼성전자 부장은 TV와 모니터 분야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스마트TV용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점이 인정돼 2년 발탁 승진했다. 오시연 삼성전자 부장은 공급망관리(SCM) 전문가로 포스데이터와 연동된 유통채널을 혁신한 공로로 2년 발탁 승진했으며 바이오 신약 전문인 김경아 삼성전자 부장은 암 정복을 위한 신약 개발 등 세계 수준의 독자기술을 개발한 성과를 냈다.
이영희 전무는 올해 여성 승진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직급인 부사장으로 승진한 주인공이다. 이 전무는 이에 따라 지난해 승진한 심수옥 부사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두번째 여성 부사장이 됐다. 이 전무는 유니레버ㆍ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어 삼성전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공로로 1년 발탁 승진했다.
모바일 정보서비스 개발 및 마케팅 전문가인 윤심 삼성SDS 상무는 여성 인력 중 유일한 전무 승진자가 됐다. 제안 경쟁력을 높여 수주율을 23%로 끌어올리고 금융과 공공 부문 특화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박종애 부장과 곽지영ㆍ홍유진ㆍ조수진 부장도 각자의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일궈내며 1년 발탁 상무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전자와 계열사에서는 노영주 삼성SDS 부장과 박재인 삼성에버랜드 부장이 여성 임원이 됐다.
올해 인사에는 여성의 승진과 함께 해외법인 인재의 승진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의 마틴 바이스프레지던트(VP)는 갤럭시 S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올해 46.1%의 점유율로 현지 1위를 기록하고 손익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상무가 됐다.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의 휴대폰&IT영업 에벨레 VP는 삼성 스마트폰이 현지에서 초격차 1위를 유지하는 데 공을 세우며 상무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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