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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경영 10주년/성과와 과제] 미완의 `세계 초일류` 향해 쉼없는 전진
입력2003-06-03 00:00:00
수정
2003.06.03 00:00:00
최형욱 기자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 회장 주재로 열린 구조조정본부 팀장들과 계열사 사장단의 연석회의.
`차세대 미래 사업 발굴`을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무거웠다. 최근 5년간 이 회장의 채근에도 사장단이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 이 회장 밝힌 한마디에 계열사 사장들의 얼굴이 대번 밝아졌다.
“차세대 수익 사업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해결책은 알고 있다. 바로 5년ㆍ10년 뒤 미래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능력의 핵심 인재를 뽑으면 된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신경영 선언 10돌을 맞은 삼성의 고민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단 하루도 쉬지않고 줄곧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5~10년 뒤 신수종 사업에 대한 밑그림은 아직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삼성은 특히 참여정부의 핵심 개혁과제(구조조정본부 폐지, 출자총액한도 제한 등)에 부응해야 하는데다 `3세 경영체제`의 안정화라는 그룹 현안도 안고 있어 안팎으로 버거운 상황이다.
◇또 한번의 10년을 준비한다= “신경영은 이대로 가다간 2류ㆍ3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임직원들은 지금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 5~10년 뒤 무엇을 할 것인지 대비해야 한다”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렸던 작년말 그룹 사장단을 모두 불러놓고 밝힌 이 회장의 화두다.
반도체ㆍ휴대폰 사업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사업 구조는 앞으로 5년 정도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으나 그 이후에도 이것들이 돈을 벌어다 주리라고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새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은 일단 새로운 도전과제가 결정되기 전까지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기초 체력을 단단히 하는 한편 핵심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신수종 사업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디지털TVㆍ홈시어터ㆍ백색가전 등 가전 분야를 반도체ㆍ정보통신에 버금가는 캐시카우(cash cow) 키우기로 했으며 복합칩ㆍ바이오칩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수요를 창출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오는 2005년까지 브라운관, 유기EL,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패널, 2차전지 등 4개 사업을 세계 1위로 도약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40여개에 달하는 생산 품목 중 광픽업ㆍ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 3개 제품을 2007년까지 월드베스트로 키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세계 1등 제품을 현재 17개에서 오는 2005년에는 30개로 대폭 늘리는 한편 올해 1,000명 이상의 석ㆍ박사급 핵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하면 삼성은 전자ㆍ금융ㆍ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기술과 핵심 역량을 갖추고 부채도 거의 없는 초일류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1.5류냐 1류로 도약이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의 경쟁력은 세계 전자 회사 가운데 2위 그룹에서 선두 그룹으로 가는 중간단계 정도이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는 간판인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이 일본 소니를 앞지르는 등 삼성이 글로벌 컴퍼니로 도약했지만 아직도 1류로 도약하기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자성이다.
가장 큰 현안은 원천기술력과 브랜드파워 등 소프트 경쟁력.
그동안의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제조 기술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 놓았으나 핵심 원천기술이나 지적재산권, 브랜드 파워 등은 미국ㆍ일본 등에 비해 한참 뒤쳐진 상태다.
전자 계열사 중심의 사업구조도 문제다. 카드ㆍ생명ㆍ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은 선진 회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한참이나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 카드발 위기론과 맞물려 그룹 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참여정부와 재계가 화해 무드로 접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속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도입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융기업 계열 분리제도
▲구조조정본부 폐지 등 재벌개혁 정책들이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 밖에 이 회장이 신경영 신화를 이뤄낸 것처럼 외아들인 이재용 상무가 경영자로서 자질을 인정 받아 하루빨리 `3세경영`체제를 가속화하는 것도 머리를 짓누르는 삼성의 과제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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