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수료식 마친 새내기 변호사 4인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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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수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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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채성희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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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임헌규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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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업체, 민주노총, 소방방재청, 컨설팅사ㆍㆍㆍ’
지난 17일 사업연수원 35기가 수료식을 마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895명의 새내기 법조인이 탄생한 것. 이들 중에는 우리나라 법조 역사상 처음으로 카지노업체에 첫 출근하는 이도 있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겠다며 살림이 궁핍한 사회단체에 문을 두드린 사람도 있다.
또 선배 변호사들이 생존경쟁 때문에 문을 닫는 판이지만 국내 1호 ‘문화ㆍ예술 전문 변호사’가 돼보겠다며 개업을 감행(?)하는가 하면 그 좋다는 ‘판사‘직을 뿌리치고 로펌행을 택하는 여성 법조인도 있다. 누가 뭐래도 ‘내 삶’을 살겠다는 ‘신 인류’ 변호사들의 단면이다.
사법연수원
김현호 교수는 “이제는 성적 순보다는 적성과 관심 위주로 진로를 택하는 것이 새내기 변호사들의 경향“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연수원 졸업생들을 만나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며,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들어봤다.
강원랜드서 첫출발 임헌규씨- "레저 문화 발달할수록 법률서비스 수요 늘 것"
“제가 원래 노는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올해 강원랜드에 취직한
임헌규 변호사(36)는 취직의 변(辯)도 재미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노는 문화가 발달할 수 밖에 없다”며 “관광, 레저쪽 법률수요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연수원생을 대상으로 열린 취업 설명회에서 접하게 됐다. 이 회사는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사내 변호사를 고용했다.
레저산업은 개발이 수반되기 때문에 건설, 개발관련 분쟁이 필연적이며 개발 후에는 안전사고 관련 손해배상소송도 잇따르게 마련이다. 그는 이 같은 분쟁을 사후처리뿐만 아니라 최대한 예방해 비용을 줄이는 일을 하게 된다.
그는 “연수원생들의 경우 사회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사내변호사로 일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사내변호사, 특히 비교적 작은 규모의 회사 사내변호사는 송무 외 일반 회사업무까지도 간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임변호사는 원래 한 화재보험사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IMF를 겪으면서 믿을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에 고시에 도전, 3년 반만에 성공했다.
“라스베이거스처럼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놀러 와 재미로 즐길 수 있는 카지노 문화를 고민하는 것”도 강원랜드 사내변호사로서의 그의 몫이다.
금속노조 법률원 근무 조수진씨- "부당해고 근로자 등 사회적약자 변호 보람"
“연수원시절부터 노동법학회, 무료법률봉사 등에 참여하면서 사회단체행을 굳혔습니다”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산하 법률원에 올초부터 출근한
조수진 변호사(29)는 이른바 운동권 출신은 아니다. 대학시절 사회문제에 관심이 조금 있었던 수준이었다.
그러나 ‘평등의 전화’에서 무료법률봉사를 하면서 얻은 경험이 조변호사에게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조변호사는 “호텔앞에서 피켓팅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될 위기에 처해있는 호텔 청소부 아줌마들을 위해 소송을 제기, 선고유예를 받아냈던 경험을 잊을 수 없다”며 “법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도울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금속연맹 법률원에는 총 10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조합원 내부의 송무를 담당하지만 처음부터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한 법률상담, 교육활동도 하고 있다.
다른 연수원 동료들보다 보수가 적지 않냐는 질문에 조변호사는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웃었다. 조변호사는 “젊은 시절 보수보다는 보람을 찾아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해보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치고 야근을 위해 사무실로 향했다.
법률사무소 '평로' 개업 이병창씨- "이론·실무 두루갖춰 예술전문변호사 될 것"
‘서울대 법대 81학번, 학생운동으로 옥고, 서울대 미대 94학번’.
순탄치 않은 이력을 쌓으며 늦깍이로 법조계에 발을 디딘
이병창(43) 변호사. 사법연수원생 대부분이 변호사 개업하면 유지도 힘들다며 안정을 찾아 로펌, 기관 등에 문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4명의 연수원 동기생과 함께 독립의 길을 택했다. 최근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평로’란 이름으로 법률사무소를 차린 것.
학창시절 ‘그림’에 대한 애착을 뗄 수 없어 미대에 도전했다는 그는 “문화 예술계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 변호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문예진흥법 등 관련 법규를 공부하는 한편 예술계 인사를 만나 현장의 문제점 등을 익히는데 여념이 없다.
그는 “미술 작품 매매나 전시는 계약서 하나 없이 구두 계약으로 이뤄지는 등 법률적으로 개선될 게 널려있다”며 “당장의 사건수임에 연연하지 않고 예술계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자문을 통해 자연스레 고객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예술계에 대한 변호사들의 이해와 활동을 넓히기 위해 변호사단체인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예술관련 특위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이제 변호사의 특권 의식을 버리고 고객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가야 할 때”라며 “변호사업은 여전히 사회공헌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괜찮은 직업임에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대형로펌 '태평양' 택한 채성희씨- "판검사 등 공무원보다 역동적 기업업무 매력"
채성희 변호사(28)는 여성 법조인으로서 로펌행을 택한 점이 눈에 띈다. 여자 연수원생들사이에서는 판검사 임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가정과 직장을 동시에 지켜내기를 요구받는 여자들에게 그만큼 안정적인 직장이기 때문이다.
“교수님들이 여성 연수원생들에게 판검사를 권유하는 분위기지만 공무원 사회보다 좀더 역동적인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는 게 채변호사의 변이다.
큰 로펌에서는 기업과 관련한 굵직한 송무, 자문 등을 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이제 사회는 정부보다 민간주도로 움직인다”며 “변화의 최전방에 서서 몸부림치는 기업관련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그는 연수원시절부터 시사주간지, 경제신문 등을 읽으며 경제, 사회분야에 안테나를 세워두었다고 설명했다.
채변호사가 입사한 태평양은 국내에서 손꼽는 대형 로펌이다. 5일 동안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팀에 배치를 받는다. 태평양에는 현재 15~16개의 팀이 있다. 1년차에는 자문분야, 2년차에는 송무분야에서 일을 배우다 3년째 비로소 소속팀이 결정된다.
채변호사는 “기업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법률가의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아직 특정 분야를 정하지는 않았다”며 “우선은 내가 무엇을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지 나 자신을 한번 테스트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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